72분 '김만배 인터뷰' 보니…'대선 공작' 대화는 없었다
검찰, '대선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 구성…검사 10여명 투입
대장동 사업 민간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의 '허위 인터뷰' 의혹과 관련해 뉴스타파가 7일 오후 '김만배 육성 녹음 파일 전문'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번 사건을 '대선개입 여론조작'으로 규정하고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나선 가운데 전체 72분, A4용지 33쪽 분량의 녹음 파일과 녹취록에는 '선거' 관련 대화는 전혀 담기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뉴스타파가 이날 공개한 녹음 파일은 신 전 위원장이 지난 2021년 9월 15일 경기 성남 판교의 한 카페에서 김씨를 만나 대화한 내용이 녹음된 것이다.
뉴스타파는 대선 직전인 지난해 3월 6일 "이 파일에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대장동 대출 관련자에 대한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에 대한 김씨 주장이 들어있다"고 보도했다.
검찰이 지난 1일 신 전 위원장 자택 압수수색으로 본격 수사에 착수하고, 정부·여당이 '선거 공작' 공세를 강화하자 뉴스타파는 이날 72분간의 음성 파일을 전격 공개했다.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녹음된 내용을 확인한 결과 두 사람의 대화에서 '대선' 관련 언급은 전혀 없었다. 김씨는 오히려 신 전 위원장에게 두 번이나 '기사를 쓰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구속기간이 만료돼 이날 새벽 출소한 김씨는 '허위 인터뷰' 의혹을 묻는 기자들에게도 "사적인 대화일 뿐이며 녹음되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이와 관련해 "두 사람의 대화 도중 김만배는 총 5번의 전화를 받는다. 대선 공작용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 걸려온 전화를 일일이 받는 모습도 의아하다"며 "결과적으로 이 음성파일은 '인터뷰'라기보다는 개인 간의 사적 대화를 일방이 무단으로 녹음한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주장했다.
전체 대화는 김씨가 신 전 위원장에게 대장동 개발 사업을 소개하는 얼개로 짜여졌다. 김씨는 "이거 좀 잠잠해지면 고문료나 많이 가져가서 형 편하게 살아. 부정한 회사 아니야"라며 "내가 설명을 해줄게. 이 대장동의 사업지에 밝혀지지 않은 얘기들이 있다"고 운을 뗐다.
대장동 일당인 조우형씨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대선 개입' 인터뷰라는 의심을 받게 된 대화가 나온다.
부산저축은행 브로커 조씨가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서 커피를 마시고 나왔다고 하자 신 전 위원장은 "누가? 아까 그 박모 검사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씨는 "윤석열이가 '니가 조우형이야?' 이러면서"라고 답했다.
이에 신 전 위원장이 "윤석열한테서? 윤석열이가 보냈단 말이야?"라고 되묻자 김씨는 "응… 박검사가 커피, 뭐 하면서… 몇 가지를 하더니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이거 기사 나가면 나도 큰일 나"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이어 정영학 회계사를 소개하면서 "형, 이거 쓰면 안 돼"라고 말했다.
김씨는 대장동 개발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서는 "이재명 시장이 터널도 뚫어라, 배수지도 해라"했다며 부대조건이 자꾸 붙은 거냐는 신 전 위원장 질문에 "그래서 내가 욕을 많이 했다. 공산당 같은 새끼"라고 답했다.
한편 검찰은 이번 사건을 '대선개입 여론조작'으로 규정하고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반부패수사3부 강백신 부장검사를 팀장으로 하는 이 팀에는 검사 10여명이 투입된다.
검찰은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유력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공표하고, 유사한 내용의 허위 보도와 관련 고발 등이 이어져 민의를 왜곡하는 시도를 함으로써, 헌법상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제도를 농단한 중대사건에 대하여 신속, 엄정하게 수사하여 전모를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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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정록 기자 roc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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