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IoT 모듈기업 2곳 추가 제재" 中 "국영기업 직원도 아이폰 쓰지마"
美의회 "SMIC 제재위반 확실"
中매체 "美 기술봉쇄 돌파해"
◆ 美中 스마트폰 전쟁 ◆
미·중이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에 첨단 반도체가 탑재된 사건을 계기로 '스마트폰' 전쟁을 시작했다. 최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감지됐다. 지난달 29일 베이징에서 상하이로 가는 열차에서 러몬도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미국 기업들은 중국이 너무 위험해져 투자가 불가능하다는 말을 점점 더 많이 하고 있다"고 작심 비판했다. 미국의 집중 제재를 받아온 중국 최대 이동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신형 스마트폰인 '메이트 60 프로'를 발표한 바로 그날이었다.
러몬도 장관은 귀국 후인 지난 3일에도 초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중국에 방문하기 전 자신의 이메일이 중국 측으로부터 해킹당한 사실을 전하며 "중국에 대응할 채찍을 언제든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인공지능(AI) 등에 사용될 첨단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할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입장도 거듭 내놨다. 이날은 화웨이가 1억대 판매를 목표로 중국 내에서 메이트 60 프로의 공식 판매를 시작한 날이었다.
미국을 비롯한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신형 스마트폰에 내장된 7나노 공정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주목했다. 마이클 매콜 미국 연방 하원 외교위원장은 6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화웨이에 AP를 공급한 중국 반도체 업체 SMIC에 대해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미국의 제재를 위반한 게 확실해 보인다"고 주장했다.
해당 AP가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SMIC의 2세대 7나노 공정 칩 '기린 9000s'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해당 칩은 통상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등 첨단 반도체 장비를 갖춰야 생산할 수 있다. 앞서 네덜란드는 2019년 자국 기업 ASML의 EUV 노광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금지했다.
미국에서는 중국 통신 네트워크 업체 두 곳을 추가 제재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제시카 로즌워슬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이 연방 정부에 "중국 퀙텔(Quectel)과 피보컴(Fibocom)이 용납할 수 없는 국가 안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안보에 위협이 되는 기업 명단(Covered List)'에 추가해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6일 전했다. 서한은 지난달 연방 하원 내 마이크 갤러거 중국특별위원회 위원장(공화당)과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의원(민주당)이 초당적으로 의견을 모아 FCC에 두 기업을 안보 위협 기업 명단에 추가하라는 의견을 낸 데 따른 것이다.
퀙텔과 피보컴은 셀룰러 사물인터넷(IoT) 모듈 부문에서 각각 글로벌 1위, 2위인 기업이다. 셀룰러 IoT 모듈은 무선통신 기능을 지원하는 반도체 칩을 말한다.
미국 측 움직임에 대해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국영기업 직원들에 대해서도 애플의 아이폰 사용을 금지시키며 반격에 나서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7일 보도했다. 전날 공산당 지도부가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애플 아이폰이나 기타 외국 브랜드 스마트폰 기기를 업무용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명령한 데 이어 국영기업으로 사용 금지 조치를 확대한 것이다. 중국 국영 석유 회사인 페트로차이나 등 유수의 국영기업이 모두 포함돼 애플로서는 제품 판매에 일부 타격을 입게 된 셈이다. 이 여파로 애플 주가는 6일 뉴욕증시에서 3% 이상 하락했다.
중국은 메이트 60 프로를 미국의 기술 봉쇄를 돌파해낸 중국 첨단기술의 상징으로 부각시키는 등 화웨이 띄우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선봉에는 중국 관영매체들이 섰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화웨이 신형 스마트폰에 대해 "미국의 극단적인 억압이 실패했다는 것을 증명하기에 충분하다"면서 "이는 미·중 기술 전쟁에서 중국이 결국 승리할 것임을 예고하는 쾌거"라고 치켜세웠다. 중국 소비자들도 술렁였다. 대대적인 신제품 출시 행사가 없었지만 온라인을 통해 작동 영상이 공개되자 조회 수는 순식간에 2억회를 돌파했다. 지난 3일 타오바오, 징둥 등 대형 온라인 플랫폼에서 해당 스마트폰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대부분 사양이 1분 만에 매진됐다.
[베이징 손일선 특파원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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