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고금리 계약 부담 더나 … 생보사들 반색
한해 이차역마진만 2조 달해
일각선 "시장 시끄러워질라"
◆ 보험 환매요구권 추진 ◆
국회와 금융당국이 '금융상품 환매요구권' 도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보험 업계가 환영하는 분위기 속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자칫 소비자에게 유리한 계약을 해지하게 유도하고, 새로운 상품을 팔기 위한 의도로 비칠 수 있어서다.
보험사에는 부담스러운 고금리 계약을 유지하기보다 고객에게 혜택을 주면서라도 계약을 다시 가져오는 것이 이득이다. 생명보험 업계에 따르면 고금리 상품 계약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연 2조원 이상 이차역마진이 발생한다. 미국·벨기에 보험사가 '해지 환급금의 30%'에 달하는 프리미엄을 얹어주면서 기존 보험 계약을 재매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큰 데다 올해 도입된 새 회계제도(IFRS17)로 부채 관리가 더욱 까다로워져 업계에서는 지금이 도입 적기라는 의견이 많다. 다만 처음 시행하는 제도인 만큼 프리미엄을 얼마로 설정할 것인지, 어떤 상품을 대상으로 할 것인지 등이 혼란스러워 속내가 복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승준 보험연구원 ESG센터장은 "계약 재매입은 보험사의 자본 관리 효율화를 지원하고, 필요한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제도"라면서 "다만 '신계약 갈아타기 유도'와 같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계약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보호 방안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험사 간 의견도 미묘하게 엇갈린다. 고금리 저축보험 계약을 많이 보유한 회사들은 제도 도입에 찬성하지만, 다른 곳들은 자칫 다른 상품에까지 영향을 미칠까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 생명보험 업계 관계자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도 일부 모집인이 작정하고 '승환계약(소비자에게 불리한 갈아타기)'을 유도하는 것을 100% 막을 수는 없다"며 "왜 내가 가입한 상품은 프리미엄을 주지 않느냐는 고객 불만도 있을 것이고 이래저래 시끄러워질까 걱정"이라고 전했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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