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꿈틀' 日 … 38년만에 이자 올린 보험사
예정이자율 0.15%P 인상
日銀 금융완화 수정 영향
보험업계 인상 잇따를 듯
10년물 국채금리 뛰는 등
금리인상 분위기 확산
'제로금리' 시대를 이어가는 일본에서 대형 보험사가 38년 만에 예정이율을 올렸다. 지난 7월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일부 수정하면서 시중금리가 조금씩 오르고 있는데, 이를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7일 일본 대형 생명보험사인 스미토모생명은 다음달부터 개인연금보험에서 일부 계약의 예정이율을 0.65%에서 0.8%로 0.1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상품 개정이나 신상품 출시를 제외하고 스미토모생명이 예정이율을 올리는 것은 38년 만이다.
예정이율은 보험료를 납입하는 시점과 보험료를 지급하는 시점 사이에 기대되는 수익을 말한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예정이율이 오른다. 예정이율이 올라가면 보험계약자가 내야 하는 보험료가 저렴해지는 효과가 있다.
스미토모생명은 이번 예정이율 인상으로 20·30대가 보험에 가입할 때 매월 내야 하는 보험료가 500엔 정도 낮아진다고 소개했다. 스미토모생명의 개인연금보험 예정이율은 2014년 1월 1.34%에 달했지만 2017년 4월 0.65%로 내려간 뒤 현재까지 이 수치를 이어오고 있다.
스미토모생명의 이러한 행보는 7월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 수정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일본은행은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의 변동 상한을 0.5% 목표로 유지하되, 시장 동향에 따라 이를 어느 정도 초과해도 용인하기로 했다.
특히 장기금리를 유지하기 위해 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금리 수준을 종전 0.5%에서 1.0%로 올렸다. 이는 사실상 장기금리를 인상한 효과가 있다고 시장은 평가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일본 10년물 국채금리가 한때 0.665%까지 올라 1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금리 인상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
스미토모생명의 예정이율 인상은 다른 보험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 최대 보험사인 니혼생명(닛세이)의 예정이율은 0.6%, 다이이치생명은 0.9%, 메이지야스다생명은 0.55%다. 일부 보험사는 이미 예정이율 인상 방침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12월 구로다 하루히코 전 총재가 시장 기능 개선을 목적으로 장기금리 상한을 기존 0.25%에서 0.5%로 확대한 바 있다. 이후 시장금리가 영향을 받으면서 일본 생명보험 업계에서는 저축성 상품의 이율을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니혼생명은 올해 초 엔화 일시불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0.25%에서 0.60%로 끌어올렸다.
메이지야스다생명도 예정이율을 월 2회 재검토하고 있다. 최근 예정이율은 0.82%로 4월 초와 비교할 때 0.3%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현재 일본의 가구당 보험 가입률은 90%를 넘어선다. 하지만 가처분소득 감소로 가계의 보험 가입 여력이 떨어지면서 보험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최근 보험계약 해지가 늘면서 예정이율 인상 등을 통해 고객 유치에 적극 나서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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