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리더가 세상을 바꾼다] "심폐소생술, 잘하기보다 빨리 시작하는게 중요"
대학졸업한 1995년 적십자사서
응급처치 교육받고 봉사 시작
2급 응급구조사 자격증도 획득
응급처치등 안전교육만 30년
◆ 착한리더가 세상을 바꾼다 ◆
"제 손으로 직접 살린 사람은 몇 명 안 되지만 제 응급처치 강의를 듣고 사람을 살렸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제가 살린 것처럼 보람을 느낍니다."
최근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에서 만난 노경석 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 안전강사봉사회 명예회장(53)이 30년 가까이 이어온 응급처치 교육 봉사활동에 대해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현재 조선대 초빙 객원교수로 대학과 관공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안전 교육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적십자사를 통해 죽을 때까지 봉사활동을 하는 게 인생 목표"라며 웃었다.
그가 적십자사와 인연을 맺은 것은 대학을 막 졸업한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등학교 때 몸무게가 50㎏ 미만이라 헌혈하러 가면 쫓겨나기도 했던 그는 응급처치를 하는 간호사 모습을 보고 안전교육을 받아야겠다는 생각을 품었다.
그는 "친한 간호사 소개로 적십자사에서 응급처치 교육을 한다는 걸 알았다"면서 "응급처치만 배우는 줄 알았는데 응급처치 강사가 되기 위한 교육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돼 응급처치 강사 과정까지 수료했다"고 말했다.
적십자사는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안전 교육기관으로 1949년 최초로 응급처치 교육을 시작했다. 응급처치 외에도 수상안전, 산악안전, 구호교육, 재난안전 통합교육, 심리사회적 지지교육 등을 제공 중이다.
그의 첫 응급처치 순간은 응급처치 강사가 되고 얼마 되지 않은 2개월 만에 찾아왔다. 지인과 함께 광주에서 서울로 가기 위해 차를 운전하던 중에 도로가 갑자기 꽉 막혔다. 그는 차에서 내려 무슨 일인지 살폈는데 반대편 도로에 '무쏘' 차량이 전복돼 있고 그 안에서 사람이 피를 흘리는 위급 상황이었다. 그는 차를 갓길에 세우고 중앙분리대를 넘어 사고 차량에 접근해 사람을 차에서 꺼낸 뒤 교육받은 대로 맥박과 호흡 여부를 확인했다.
그는 "맥박은 있었으나 호흡이 없어 인공호흡을 했다"면서 "어느 정도 하니 호흡이 돌아왔고 지나가는 차에 태워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그는 응급처치 강의 봉사활동을 위해 남다른 열의를 보였다. '앞으로 추세는 전문자격증이 필요할 것'이라는 지인의 조언을 듣고 광주에서 대구까지 차로 2시간이 넘는 거리를 6개월 동안 매주 이틀씩 다니며 '2급 응급구조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아직 많은 사람이 응급처치에 두려움을 느끼고 주저하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심폐소생술은 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게 빨리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흉골이라고 부르던 복장뼈 아래 2분의 1 지점을 손꿈치로 압박하면 된다"면서 "무호흡 또는 비정상적 호흡을 하고 있을 때 심폐소생술을 바로 시행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또 그는 적십자사에서 심리사회적 지지교육도 이수해 여러 차례 재난 현장에 나가 이재민의 아픔을 공유했다. 심리사회적 지지는 재난 및 위기 사건을 경험한 사람의 정서적 고통을 경감시키고 스스로의 능력을 호전시켜 주는 것을 말한다.
그는 "심리상담 전문가들이 현장에 오기 전까지 이재민에게 도움을 제공할 수 있어 사명감을 갖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일경제신문은 고액 기부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개인과 기업·단체를 발굴해 소개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대한적십자사로 문의하면 됩니다.
공동기획:대한적십자사
[광주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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