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생에너지 투자액 481조…韓기업에 기회"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3. 9. 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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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준 EIP자산운용 대표

"국내 산업계 일각에서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을 한국 기업의 위기로 봤지만 위기가 아닌 기회입니다. 미국 내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한화로 약 481조5000억원 규모의 재원이 마련됐고, 이는 국내 기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박희준 EIP자산운용 대표(사진)가 최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가 이끄는 EIP자산운용은 지난달 SK에코플랜트, 현대건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PIS펀드와 손잡고 6000억원 규모 미국 태양광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EIP가 해당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하고 여타 파트너사가 자금을 투입하는 식이다. 펀드를 통해 미국 텍사스 콘초에 건립되는 태양광 발전소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6배 규모(1173만㎡)로, 매년 4인 가구 기준 24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 따른 수익은 다방면에서 발생한다. 하나는 태양광 발전소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국내 대기업, 중견·중소기업이 수주 효과를 누리는 것이고, 발전소가 완공되면 미국 내 빅테크 등과 장기 전력구매계약(PPA)을 맺음으로써 전력을 판매한다. 박 대표는 "미국 기업들은 2025년까지 RE100(신재생에너지 100% 사용)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친환경 전력 PPA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들 중 일부는 협력사 몫의 PPA를 대신 확보해주면서 공급망 전체의 RE100 달성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설비에 대해 지급되는 생산세액공제(PTC)도 이번 프로젝트의 수익 모델 중 하나다. 과거 미국에서는 태양광을 제외한 풍력, 지열, 매립지 가스 설비 등에 PTC를 제공했으나 IRA 시행 이후 2025년 1월 1일 이전에 착공하는 태양광 발전설비에 대해서도 향후 10년간 PTC를 지급한다.

박 대표는 "각종 조건을 다 충족했을 때 받을 수 있는 PTC는 40%"라며 "이번 프로젝트가 전체 6000억원 규모로 이뤄지는 만큼 최대 2400억원 상당의 PTC를 받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PTC는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내 주요 금융기관에 이를 판매할 계획"이라면서 "우리 펀드는 10% 후반대의 연환산 내부수익률(IRR)을 겨냥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지금이 한국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역량을 해외에 알릴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481조5000억원 규모 재원을 마련했다"며 "국내 기업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역설했다. 그는 "IRA 시행 초기인 1~2년 안으로 미국 시장 진출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면서 "향후에는 여타 해외 경쟁 업체들도 미국 시장으로 빠르게 들어올 것이고 미국에서도 자국 기업에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 진입장벽을 강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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