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대로 회계처리 했는데 ‘부정 사례’로 둔갑…시민단체 “보조금 정치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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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통일문화연합 대표는 지난해 국고보조금 4800만원을 지원받는 '숨은 영웅 찾기 공익사업'을 진행했지만 정부로부터 1500만원만 받았다.
대신 이 대표는 올해 5월 행정안전부(행안부)의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 관리정보시스템을 통해 '보조금법 위반 목적 외 사용으로 수사 의뢰' 내용이 입력된 통일문화연합 보조금 사업 평가내역을 뒤늦게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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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통일문화연합 대표는 지난해 국고보조금 4800만원을 지원받는 ‘숨은 영웅 찾기 공익사업’을 진행했지만 정부로부터 1500만원만 받았다. 대신 이 대표는 올해 5월 행정안전부(행안부)의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 관리정보시스템을 통해 ‘보조금법 위반 목적 외 사용으로 수사 의뢰’ 내용이 입력된 통일문화연합 보조금 사업 평가내역을 뒤늦게 확인했다. ‘심사위원 수당’ 예산항목이 회계시스템에 없어 “강사비로 처리하라”는 행안부와 용역업체(능률협회컨설팅)의 지시의 지시에 따라 회계를 처리했는데, 이 부분이 추후 “부적정하다”고 결정돼 사전 통지 없이 수사 의뢰를 했다는 것이다.
통보를 받은 다음달 대통령실이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이 대표의 단체는 “사업목적과 무관하게 정치적 강의를 편성하고 강사비를 지급”한 보조금 부정 사용의 대표 사례가 돼있었다. 이 대표는 올해 1월 ‘숨은 영웅 찾기 공익사업’에 대한 남은 보조금 지급 중단을 통보받은 뒤 행안부 등을 업무방해,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7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민간단체 보조금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이 대표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를 향해 “정부·여당이 민간단체 국고보조금에 대한 왜곡·허위 주장을 하며 시민단체의 공익 활동을 폄훼하고 있다”며 “보조금 정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류홍번 시민사회활성화전국네트워크 위원장은 “정부는 전체 보조금 6조8천억원 중 314억원 부정 사용이 적발됐다면서 ‘이것이 민간단체 카르텔이다’ 주장을 한다”며 “이는 전체 보조금 규모 중 0.46%밖에 안 되는 금액으로 사실상 99.54%는 매우 잘 사용됐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인데, 0.46%가 부정 사용됐기 때문에 ‘시민단체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 건 정부와 집권 여당의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6월 대통령실은 올해 1∼4월까지 29개 부처별로 비영리 민간단체를 감사한 결과, 2020∼2022년 3년 동안 민간단체에 지급된 국고보조금 중 부정 사용 금액은 314억원(1865건) 규모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날 단체들은 민간단체 보조금 감사 결과 세부내용을 즉각 공개하고 민간단체 보조금에 대한 일방적인 예산 삭감 재고 등을 촉구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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