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시다, 中리창 찾아가 오염수 설명…日정부 "대화 매우 중요"(종합)
日정부, "중국과 진흙탕 싸움 피하는 게 (오염수)지지 얻기 쉽다" 판단
[서울=뉴시스] 박준호 김예진 기자 = 일본 정부는 7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리창(李强) 중국 총리가 서서 대화를 나눈 것은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일중(중일) 관계 구축을 위해 극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일본 공영 NHK,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고위급을 포함한 모든 수준에서 (중국과) 긴밀한 의사소통을 꾀하는 게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쓰노 관방장관은 현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기시다 총리의 중일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시점에서 (회담) 예정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일중 양국 간에는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 처리수(오염수)'를 둘러싼 문제를 포함해 많은 과제·현안이 있으나 지난해 11월 일중 정상회담에서 얻은 긍정적인 모멘텀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주장해야 할 것은 주장하며 중국에게 책임 있는 행동을 강하게 요구하고, 대화를 확실하게 거듭해 공통 과제에서는 협력한다는 게 일관된 (일본의) 방침이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6일 기시다 총리와 리 총리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ASEAN) 정상회의를 계기로 별도의 짧은 대화를 가졌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 해양 방출이 지난달 24일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일·중 양국 정상이 만나는 자리였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현지에서 기자들에게 "처리수에 대한 우리나라의 기본적인 입장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아사히는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 기시다 총리가 리 총리에게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금수 조치에 대한 즉각적인 철폐도 요구했다고 전했다. 요미우리는 "기시다 총리는 오염수의 안전성이 확보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국의 과학적 근거에 근거하지 않은 대응을 비판했다"고 평가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아세안 회의를 위해 기시다 총리의 발언 내용을 개최 직전까지 신중하게 검토했다고 한다.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전면 중단을 두고 무역을 부당하게 제한하고 압박하는 경제적 위압에 해당한다고 강력히 비난하며 대중 강경 자세를 보이는 방안도 한때 부상했다고 한다.
다만 회의에 참석한 아세안 각국과 한국은 일본 정부의 입장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는 "중국과 서로 욕하는 진흙탕 싸움은 피하고, 어른스러운 대응을 하는 것이 지지를 얻기 쉽다(외무성 간부)"라고 판단, 중국에 대한 비판에 관해서도 돌출된 행동이라고 표현하며 억제적 대응으로 일관했다.
실제 기시다 총리는 6일 아세안+3(한·일·중) 정상회의에서 "모니터링(감시)한 데이터를 신속하고 투명성 높게 공표하고 있다"며 일본의 대응을 냉정한 어조로 설명했고. 이는 "안전성이 담보된 점을 호소하며 중국의 비판을 반박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일본 정부는 아세안+3 회의에 앞서 세계무역기구(WTO)에 수입 중단 조치를 철폐하라는 반론서를 제출하는 등 포석도 폈다.
특히 기시다 총리는 회의에 앞서 리 총리가 대기실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자, 먹던 도시락을 남기고 대기실로 서둘러 찾아갔다. 기시다 총리는 리 총리를 불러세워 수입금지 조치를 철폐하라며 일본 정부 대응에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마쓰노 관방장관은 양국 총리의 대화 내용에 대해 "외교상의 대화로 상세한 내용을 밝히는 것은 삼가겠다"면서도 "일본산 수산물의 전면적인 일시 수입 중단 조치에 대해서는 누차 중국 측에게 즉시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요미우리신문은 "중국은 왕이 외교부장을 비롯한 고위 관리들이 국제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처리수 해양 방출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응을 비판해 왔다"며 "공산당 서열 2위 리창 총리 이상의 수준에서는 지금까지 드러난 비판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일본 정부는 리 총리의 발언 내용이 향후 일·중 관계를 가늠할 수 있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봤다"고 보도했다.
리 총리는 이번에 일본에 국제적 의무를 충실히 다하라고 요구하면서 비판적인 톤은 자제했다고 신문은 평했다. 아세안 관계자들에 따르면 리 총리는 중국과 아세안 간 6일 정상회의에서도 오염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요미우리에 "비판의 톤은 상상한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중국 측은 치켜든 주먹을 내릴 타이밍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의 대응에 대해 미국, 프랑스, 호주 등 국제사회의 이해가 확산되고 있어 중국의 고립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중국이 형세 불리한 것은 분명하다. IAEA의 견해에 문제를 제기해도 이해를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기시다 총리는 아세안+3 회의 후, 향후에도 국제회의 등의 기회를 통해 "IAEA의 관여를 얻으면서 대응하고 있는 일본의 입장이나 방침을 정중하게 설명해 가고 싶다"고 기자단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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