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발 비속어에 분교 학생 차별까지···가을만 되면 구설 오르는 고연전

김송이 기자 2023. 9. 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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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 캠퍼스 ‘비속어 연상’ 현수막
응원단·학교 측 문제의식 못 느껴
고대 세종캠퍼스 ‘차별 대우’ 폭발
서울캠퍼스 총학·중앙운영위 규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캠퍼스에 안에 걸려있는 응원단 현수막이 걸려있다. 임재성 변호사 SNS 갈무리

이번 주말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의 대항전인 ‘정기 고연전’을 앞두고 두 대학이 비속어 현수막과 분교 차별로 또다시 구설에 올랐다.

연세대 응원단 ‘아카라카’는 지난 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캠퍼스 내 백양로에 응원전 현수막을 걸었다. 연세대 상징색인 파란색 바탕 현수막에는 ‘고려대 올해 뱃노래 못할 이유? Ship 못타니까’와 ‘너 T발 K야?’라는 문구가 쓰였다.

두 표현 모두 온라인상에서 시작돼 일종의 ‘밈’으로 소비되는 문구이긴 하나 각각 ‘씹’과 ‘시발’ 등 비속어에서 착안한 표현들이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고연전을 앞두고 각자 학교에 상대 학교를 자극하는 현수막을 걸어왔다. 올해에도 ‘크림 가득 연세빵 vs 소문만 가득 초전도’와 같이 두 학교의 경쟁구도를 부각한 내용도 있었지만, 내용보다 비속어에 집중한 문구들도 나온 것이다.

연세대 응원단 관계자는 “해당 현수막 문구와 관련해 비판이나 우려의 목소리가 들어온 것은 없다”고 했다. 연세대 측은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하는 행사이다 보니 학교에서 현수막 내용을 검열하진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학내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공간에 비속어가 담긴 현수막이 걸렸는데도 별다른 문제제기가 없는 것을 두고 비판도 나온다. 연세대 사회학과에서 강의 중인 임재성 변호사는 7일 “(현수막을 보고) 욕설이 제일 불쾌하게 다가왔다”면서 “응원단이 현수막으로 학교를 도배할 수 있는 것은 학교가 허용한 권한이 있기 때문인데 ‘웃긴데 뭐가 문제냐’고 하는 것은 그런 권한에 대한 자격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총학생회 인스타그램 갈무리

고려대에선 행사를 앞두고 세종캠퍼스 학생들을 ‘입장객’이라고 일컬어 분교 차별 논란이 일었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총학생회는 지난 5일 ‘우리는 입장객입니까?’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불합리한 기준으로 차별이 난무하는 서울캠퍼스 총학과 중앙운영회를 규탄한다”고 했다.

세종캠퍼스 총학생회는 고연전 좌석 배정을 위한 회의에서 세종캠퍼스 대표자들에게는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의결권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앞서 대학 축제를 논의한 지난 5월7일 회의에선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장이 세종캠퍼스 학우를 ‘입장객’이라고 표현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전에도 고연전을 둘러싼 비슷한 논란들이 이어졌다. 2011년 연세대 응원단은 ‘오오미 슨상님 시방 고대라 하셨소?’라는 문구의 현수막을 걸어 ‘전라도 비하’라는 비판을 받고 철거했다. 2015년에는 ‘세브란스도 못 고치는 안암’이란 문구를 써 암 환자를 비하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고려대는 2018년 세종캠퍼스에 배정된 입장권이 재학생 수보다 부족해 배분 방식이 차별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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