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2명 성폭행한 라이베리아 공무원 2명, 항소심서 4년 감형… 왜?

1심 징역 9년 → 2심 5년 줄어
재판부 “폭력 행사는 없었고,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고려”

부산에서 여중생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라이베리아 공무원들. 라이베리아 일부 언론이 공개한 사진. 라이베리안옵서버 갈무리

 
여중생 2명을 호텔로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라이베리아 국적 공무원 2명이 항소심에서 4년 감형됐다.

부산고법 형사1부(박준용 부장판사)는 7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간)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라이베리아 공무원 A씨(50대)와 B씨(30대)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각각 징역 9년을 선고했던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5년간 신상정보 공개와 5년간 아동 및 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교육 행사 참석차 국내로 입국한 뒤 만 14살에 불과한 피해자들을 유인해 호텔로 데려가 합동으로 강간하는 등 죄책이 매우 중하다”면서도 “다만 호텔로 유인하는 과정에서 강제력이나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고, 피해자들과 합의한 점, 항소심에서 범행을 시인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1심보다 감경된 형을 선고한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A씨 등은 해양수산부와 국제해사기구(IMO)가 공동 주최한 ‘한국해사주간’ 행사의 교육 프로그램 참석을 위해 부산을 방문했다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지난해 9월22일 오후 7시30분쯤 부산역을 지나던 여중생 2명에게 음식과 술을 사주겠다며 자신들의 호텔 방으로 유인했다. 이후 휴대전화 번역기를 통해 성관계를 요구했고, 피해 여중생들이 이를 거부하고 지인들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객실 밖으로 나가자 다시 붙잡아 온 뒤 성범죄를 저질렀다.

이들은 당일 오후 10시52분쯤 피해자들의 연락을 받고 찾아온 지인들이 문을 두드리자 출입문을 막고 20여분간 피해자들을 감금하기도 했다.

A씨와 B씨는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서 외교관 면책특권을 주장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이 국내 근무를 위해 부여받은 외교관 신분이 아니어서 면책특권 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구속했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