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프리즈와 키아프 체급 차이 아쉽다
삼성동 코엑스에서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가 개막한 6일 밤. 서울 외곽 고덕동에 100명 가까운 외국인이 모여 1세대 행위예술가 성능경 선생과 함께 신문 읽기 퍼포먼스(공연)를 연계 행사로 마련했다. 다양한 인종이 각자 모국어로 신문을 읽고 자르는 장면은 가히 장관이었다. 아트바젤 홍콩보다 훨씬 더 다양한 방문객들이 찾아 그림도 사지만 서울의 문화와 미식, 예술도 체험하며 서울이 아시아 예술 허브로서 입지를 굳혔다고 평가할 만한 장면이었다.
올해 2회 행사를 보니 해외 갤러리들의 놀라운 적응력이 단연 돋보였다. 불과 1년 만에 한국과 아시아 시장을 철저히 조사한 듯 가격 부담을 낮추고 유망 작가 위주로 빠르게 재편하며 실속을 챙겼다.
영국 미술 잡지에서 출발한 프리즈는 올 초 미국 엑스포시카고와 아모리쇼를 전격 인수하며 세계 2대 아트페어 플랫폼을 확고히 했다. 최적화된 글로벌 시스템과 안정적 운영으로 이익을 극대화하는 자본주의 방식이다.
토종 아트페어 키아프도 작년의 충격 탓인지 천편일률적 작풍의 쏠림에서 벗어났고, 작품 크기가 커지는 등 전반적인 수준이 올라왔다고 평가받는다. 참신한 작품을 선보인 국내외 갤러리들이 인기였다. 하지만 프리즈보다 다소 어수선하고 썰렁한 것은 부인할 수 없었다. 체급 차이는 여전했다.
1년 내내 세계 곳곳에서 페어만 준비하는 프리즈 조직과 달리 키아프는 한국화랑협회 소속 회원들 간 갈등을 줄이려 행사장 자리 배치를 '제비뽑기'로 정해야 했다. 지난해 페어를 준비한 직원 상당수도 퇴사했다. 부스가 200개가 넘는데 매년 화랑 위치가 예측이 안 된다는 불만도 나온다.
키아프에서 요즘 뜨거운 일본 화가 로카쿠 아야코 작품을 벽에 한가득 걸어 주목받은 네덜란드 화상 니코 대표는 20대 초반 작가를 발굴해 19년간 전속 화랑으로 함께 성장했다. 46년 경력의 그는 "막강한 공룡 프리즈와 키아프는 경쟁할 수 없다"며 "프리즈 컬렉터가 키아프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장기적 전략과 안정적 시스템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한나 문화스포츠부 azur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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