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발롱도르 김민재 4번, 해트트릭 손흥민 7번'…클린스만호 유럽 원정 등번호 확정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9월 유럽 원정에서 첫 승을 노린다. 웨일즈와 첫 번째 평가전을 앞두고 등 번호가 발표됐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은 8일 오전 3시 45분(한국시간) 영국 웨일즈에서 웨일즈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다. 웨일즈와 평가전이 끝나면 뉴캐슬로 넘어가 13일 사우디아라비아와 두 번째 대결을 준비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웨일즈와 평가전을 앞두고 등 번호를 발표했다. '캡틴' 손흥민은 7번을 배정 받았고, 김민재는 4번을 달고 뛴다. 올해 여름 유럽 무대에 도전한 조규성은 9번, 양현준은 17번, 김지수는 25번을 달게 됐다.
대표팀은 다음달 4일 집결해 곧바로 1차전이 열리는 웨일스로 출국하고, 해외파 선수들은 현지에서 합류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은 A매치 준비의 가장 큰 변수다. 특히 이강인의 부상으로 경기 운영에 차질이 생겨 곤란이 예상된다. 하지만 현실을 받아들이고 또다른 계획을 준비하는 계기로 삼겠다. 이강인이 조속히 회복되어 소속팀에 빠르게 적응하고 아시안게임에도 정상 컨디션으로 참가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다행히 조규성과 황희찬의 경우 소속팀과 계속 소통하면서 이번 소집 합류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명단에 포함시켰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포함된 일부 선수들의 소집 문제를 대한축구협회와 여러차례 논의했다. 그 결과 백승호, 송민규,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박규현은 이번 유럽 원정에는 부르지 않지만, 설영우와 홍현석은 웨일스전을 대비해 꼭 필요한 선수라고 판단해 소집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또 "다만, 웨일스전이 끝난뒤 다른 선수들의 부상, 컨디션, 경기력 등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두 선수도 가급적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도록 협조할 계획이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준비를 잘 해서 대회에서 목표를 이루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세 명의 선수가 대표팀에 처음 들어온다. 김준홍 골키퍼는 8월초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파주 소집 훈련 때 쾨프케 골키퍼 코치가 직접 기량을 확인하고 선발했다. 김지수는 내가 직접 만나 확인했는데 이 두 선수는 당장 즉시 전력감이라기 보다 앞으로 대표팀의 미래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지켜보고자 발탁했다. 이순민은 K리그에서 꾸준한 활약을 하고 있는 선수다. 이런 새로운 선수들의 발탁은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9월 소집 소감을 말했다.
대한축구협회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끝나고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대표팀 시절에 전술적인 역량이 없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미국 대표팀 시절 꽤 좋은 성적을 냈던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출발부터 어딘가 심상치 않았다. 파울로 벤투 감독 선임 시절에 김판곤 전 위원장을 중심으로 어떤 축구를 해야할까, 어떤 프로세스로 4년을 준비할까는 고민 끝에 지휘봉을 넘긴 것과 달랐다. 선임 과정부터 물음표가 붙는 일들이 이어졌고, 급하게 전력강화위원장 자리를 넘겨 받은 마이클 뮐러 위원장은 동문서답으로 일관했다.
물음표는 붙었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유려한 인터뷰로 여론은 일단락됐다. 3월에 남미 강호 우루과이와 콜롬비아를 상대로 '센트럴 손'을 꺼내 공격적인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6월에 페루와 엘 살바도르전에서 색깔없는 모습으로 들쑥날쑥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6월까지 이기지 못한 클린스만 감독은 기자회견을 열어 미디어 앞에 섰다. 짧게는 오는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길게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의 로드맵을 듣는가 싶었지만 코칭 스태프 소개와 그동안 한국 대표팀에서 받은 인상만 나열했다. 어떤 색채를 한국 대표팀에 입힐 거냐는 질문에는 "기다리면 알게될 것"이라며 확답을 회피했다.
일리는 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향후 구상과 플랜을 모두 공개한다면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 아직 월드컵 예선 단계에 접어들지도 않았고, '허니문' 효과도 남아있기에 기다려 봄직한 일이긴 했다.
그런데 최근에 행보를 보면, 과연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 부호가 붙는다. 그간 외국인 지도자들처럼 한국에 상주해 팀을 꾸리고 고민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걸핏하면 미국으로 날아가 시간을 보냈다.
최근에는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 패널로 꽤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손흥민, 김민재 등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리오넬 메시, 해리 케인 등 해외축구 이슈를 열거했다. 더 나아가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승·무·패를 예측하는 모습까지 있었다.
수석코치도 마찬가지다. 헤어초크 코치는 2023-24시즌에 들어가면서 오스트리아 'ESPN' 해설진으로 합류했다. 유럽파를 현지에서 직접 관찰한다는 명분은 있지만, 매주 경기가 있는 해설 준비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밖에 없는 그림이었다.
최근에 논란에 말문을 열었지만 속 시원한 대답은 아니었다. 한국에 머무는 시간이 많지 않냐는 지적에 "3월과 6월 결과가 아쉬웠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많았다. 능력 있는 코치들과 현대 축구 흐름을 파악하면서 아시안컵을 어떻게 치를지 논의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계획을 이미 세웠다. 9월에 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하고 10월에는 베트남, 튀니지와 한다. 11월에는 2차 예선, 아시안컵으로 바쁜 일정을 보낼 것이다. 개인적으로 경쟁에서 지는 걸 싫어한다. 이기는 것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이기고 싶고 결과를 선물하고 싶다"라면서 "한국에서 경기를 많이 봤다. K리그2, U리그, FC서울 U18 오산고 경기도 직접 관전했다. 국내 경기는 차두리, 마이클 김 코치가 보고 유럽에서는 안드레아스 쾨프케, 파울로 스트링가라 코치가 점검한다. 7, 8월은 축구협회와 계약하기 전 합의한 일정들이어서 한국에서 많이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9월이 지나면 10, 11월은 한국에 머물 것이고 아시안컵 전에 국내파 위주의 훈련도 계획 중이다. 지속적으로 좋은 결과를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고정 관념일 수도 있지만 내가 일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그래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 한국에 왜 감독이 없냐는 물음표를 던지고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누구의 탓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난 더 큰 그림에서 생각한다. 차두리, 마이클 김 코치와 많은 통화를 하고 있다. 각 연령별 대표팀 정보도 듣고 있다. 유럽에서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 현대 축구 흐름, 다른 스포츠의 트렌드까지 익히고 있다. 늘 대표팀에 어떻게 접목하고 발전을 꾀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짚었다.
여기에 "일본은 유럽에서 많이 활동하고 있다. 독일에 일본축구협회 사무실을 두고 있을 정도다. 대한축구협회와도 이런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 내가 보이지 않는다고 쉬는 게 아니다. 난 일을 하고 있다. 외부 스태프 운영도 고민하고 있다. 난 워커홀릭이다. 한국 사람들도 일에 미쳐 있지만 나도 일을 많이 한다. 국제적인 경향을 수용해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하고 있다. 상대팀 분석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에 한국에서 팀 K리그 경기를 관전하고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과 2차 예선 조 추첨 논의를 하고 미국에 왔다. 일주일 동안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일정이 있었다.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하기 전에 잡혔던 일정이다. 더블린에 간 김에 토트넘 홋스퍼 개막전을 봤고, 김지수(브렌트포드)와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에 완벽하게 집중하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금은 다시 LA로 돌아왔다. 유럽축구연맹(UEFA) 풋볼 보드라 유럽으로 일찍 가야 한다. 챔피언스리그 조 추첨식을 보고 유럽파 경기를 볼 예정이다. 프랑스 리옹에서 파리 생제르맹의 경기가 있어 이강인을 지켜볼 수도 있다. 내부적으로 더 논의하고 웨일스 카디프에 합류하겠다"고 설명했다.
손흥민과 김민재에 관해서도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의 토트넘 주장 선임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손흥민 본인이 그동안 해낸 노력의 결과라고 본다. 명문 구단에서 주장 완장을 차는 건 쉽지 않다. 김민재도 걱정하지 않는다. 세계 최고의 수비수가 세계 최고의 팀에 갔다. 행복하다고 나에게 말했다. 꼬 마음의 짐도 덜었을 것이다. 두 선수는 한국 축구의 얼굴이다. 자랑스럽고 좋은 활약을 보여줬으면 한다"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클린스만 감독은 6월 A매치가 끝나고 코칭 스태프와 함께 기자 회견을 했고, 앞선 최근에 줌 인터뷰로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하지만 정작 9월 A매치 명단 발표 기자회견은 없었다. 훈련장과 현장에서 설명을 하면 된다는 게 클린스만 감독 주장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 의견을 수용했고 "남자 A대표팀의 9월 원정 친선경기 소집선수 명단발표 관련하여 28일 오후 1시경 보도자료 배포 예정"이라고 알렸다.
최근에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보도자료로만 대신한 건 특수한 상황 뿐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이 불가능했을 때 뿐이다. 하지만 그때도 파울로 벤투 감독은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미디어와 소통하고 의견을 주고 받았다. 이번에는 온라인으로도 9월 명단에 관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모든 논란을 잠재우려면 성적 뿐이다. 그러나 최정예를 가동할 수 없다. 파리 생제르맹은 22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이 왼쪽 대퇴사두근에 부상을 입었다. 최소한 다음 A매치 기간이 끝날 때까지 치료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지난번에는 오른쪽이었다면 이번에는 왼쪽이었다.
조규성, 황희찬, 오현규도 근육 부상을 토로했지만 대표팀 합류 직전 털어낸 모양새다. 황희찬은 크리스탈 팰리스전에 조커로 나와 시즌 두 번째 골을 작렬했고, 조규성은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2도움을 기록했다.
여기에 엄청난 경사도 있었다. 발롱도르 주관지 '프랑스 풋볼'은 7일(한국시간) 공식 페이지를 통해 발롱도르 후보를 발표했다. '2023 발롱도르' 후보에는 김민재가 있었다. 김민재와 지난 시즌에 한솥밥을 먹었던 나폴리 동료 크바라츠헬리아, 오시멘과 바이에른 뮌헨 동료 해리 케인, 자말 무시알라를 포함해 주드 벨링엄, 킬리안 음바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발롱도르 경쟁에 열을 올렸다.
한국 선수로서는 5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2002년 안더레흐트(벨기에)의 설기현, 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의 박지성, 2019년과 2022년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 손흥민이 후보로 선정됐다. 수비수 포지션에 아시아로 범위를 넓히면 김민재는 역대 최초다.
프랑스 유력지 '레키프'는 "김민재가 발롱도르 최종 후보 30인에 선정됐다. 지난 시즌 나폴리에서 공중볼 다툼, 피지컬 능력, 후방 빌드업으로 칼리두 쿨리발리 공백을 지웠다. 올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며 발롱도르 후보에 선정된 배경을 알렸다.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도 "해리 케인, 자말 무시알라, 주드 벨링엄, 엘링 홀란드 등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뛰었던 선수들과 발롱도르 후보로 지명됐다. 2022-23시즌 동안 최고의 활약을 한 선수에게 수여된다. 발롱도르 수상자는 현지 시간으로 10월 30일 파리에서 발표된다. 김민재는 케인처럼 우리 팀에 오기 전, 나폴리에서 33년 만에 리그 우승에 기여했다"라고 짚었다.
김민재를 포함해 발롱도르 후보에 든 중앙 수비수는 단 3명이다. 요슈코 그바르디올과 후뱅 디아스(이상 맨체스터 시티)다. 그바르디올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를 이끌고 4강에 진출했다. 강력하고 적극적인 수비로 빅클럽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뒤, 올여름 라이프치히를 떠나 맨시티로 이적했다. 후뱅 디아스는 탁월한 리더십과 안정적인 수비력을 바탕으로 지난 시즌 맨시티의 후방을 든든히 지켰다. 그 결과, 맨시티는 구단 역사상 최초로 한 해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FA컵, UCL을 모두 차지하는 '트레블'을 달성했다.
손흥민도 2022-23시즌 스포츠 탈장 아픔에 부진을 털어내고 완벽한 모습이다. 올시즌을 앞두고 토트넘 주장으로 선임됐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적인 축구 선봉장을 하고 있다. 직전 라운드에서 해트트릭을 폭발하며 팀의 완벽한 역전에 기여했다. 엘링 홀란드, 에반 퍼거슨과 함께 득점력을 폭발하며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두 번째로 28년 만에 한 라운드 3명이 해트트릭을 하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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