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장관 "잼버리 조직위에 수백 가지 지적했지만 이행 안 돼"

이연호 2023. 9. 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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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정부세종청사서 '출입기자 간담회' 개최..여가부·전북 우회적 비판
"행안부, 향후 국제 행사서 집행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가져야"
"이태원 참사 사후 대책, 유족 반대로 현실적 한계"
'여가부 폐지' 입장 동일..."지방 소멸 막으려면 일자리·교육 가장 중요...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이하 잼버리)’를 반면교사로 삼아 ‘2030 부산 엑스포’ 등 향후 대규모 국제 행사를 잘 치를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연장선상에서 잼버리 때와는 달리 행정안전부가 국제 행사 시 문제점에 대해 단순히 권고나 건의하는 수준이 아닌 집행 권한까지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뜻도 밝혔다.
사진=행정안전부.
이 장관은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잼버리를 전체적으로 봤을 땐 자화자찬할 일은 아니지만 너무 인색하게 평가할 필요는 없고 마무리는 잘 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다만 이 장관은 “출발과 준비는 상당히 미진한 점이 많았지만 문제점들이 발견되고 그것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위기 대응 능력이 빛났다”며 “교육 기관, 기업, 종교계, 지자체 등 단합된 힘을 가진 국민이 보여준 열정과 성원 덕분에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잼버리의 경험이 큰 교훈이 됐고 이를 반면교사 삼아 앞으로는 이런 큰 국제 행사를 한다면 한치의 허술함이 없도록 잘 치를 자신이 있다”며 “앞으로 ‘2030 부산 엑스포’도 유치하면 좋겠는데 유치한다면 잘 치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장관은 지난 잼버리 기간 중 행안부의 역할에 대해 “안전과 지자체 지원 두 가지였는데 지자체 지원 업무는 교부세 137억 원을 3번에 걸쳐 지원하면서 잘 된 것 같으나 안전 업무는 그렇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행안부가 1~2차 점검 회의에서 110가지를 지적했고 추가로 100가지 넘는 사항을 잼버리조직위원회에 권고했는데 그런 것들이 상당 부분 시행이 안 됐다”며 “책임 소재에 대해선 감사 기관이 감사 중이지만, 행안부가 주도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발언은 여성가족부와 전라북도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장관은 “예산이라든지 집행 권한은 여가부와 전북집행위에 있어 현실적 한계가 있었다”며 “앞으로는 국제대회에서 행안부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된다면 단순히 지적이나 건의나 그치지 않고 집행까지 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 받아야지 실효성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 “국제대회 치를 만한 그런 역량을 갖춘 부서가 주도해야 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교훈”이라며 “지방정부가 주도하든 국가가 주도하든 혼연일체가 돼 협력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태풍 카눈으로 인한 잼버리 비상 대피 기간 각 지자체가 각국 대원들을 위해 쓴 비용에 대해선 “기본 원칙은 지자체 소요 예산 국비 보전이고, 가급적 추석 이전에 정산을 완료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달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유족들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엔 “이태원 참사 직후에 제일 먼저 하려고 했던 것이 유가족과의 만남이었는데 수차례 제안에도 거절당했다”며 “제가 생각하는 핵심은, 희생자들이 인터넷상 등에서 모욕당하지 않고 명예가 지켜지는 일, 추모 공간 등을 만들어 기억하는 일, 그와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제도를 잘 갖추는 일, 이 세 가지”라고 했다. 다만 “유족들이 뜻이 가장 중요한데 일방적으로 할 수도 없고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언급했다.

여가부 폐지에 대해선 기존과 달라진 것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장관은 “잼버리와 무관하게 여가부 폐지에 대한 정부 입장은 동일하고 법안도 국회에 제출돼 있다”며 “여성 고용 문제만 고용노동부로 가고 나머지는 기본적으로 보건복지부에 기능을 이관하는 것인데, 차관보다 높은 본부장 형태로 기능 감축 없이 가면 큰 부처에서 힘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바라고 있다”고 했다.

이 밖에 지난 7월 출범한 지방시대위원회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선 “상호 협력과 보완의 관계로 어깨동무하고 발맞춰 나가야 하는 사이가 돼야 한다”고 했고, 지방 소멸을 막기 위해선 ‘일자리’와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와 관련 “행안부가 마중물 역할 내지는 맨 처음 스타트를 끊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연호 (dew901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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