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검사장비 부족한데 … 2주 내 300곳 조사하라니"
무량판 안전조사 성토 쇄도
"신속한 점검 마무리 위해
측정방식도 옛날 방식 요구"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현장 점검 가이드라인으론 도저히 2주 안에 제대로 된 점검을 할 수 없다."(A건설사 품질관리 차장)
"그마저도 1950년대 때 마련된 측정 방식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것 자체가 터무니없는 발상."(B건설사 품질관리 부장)
"철근의 배근 여부를 정확히 탐지해내는 고가 장비는 국내에 몇 대 없다. 전국의 무량판 아파트 300여 곳을 2주 만에 다 들여다보는 건 불가능하다."(C건설사 품질관리 과장)
지난 5일 서울 시내 한 대형 건설사 회의실에서 열린 한 건설업계 품질관리 실무자 모임. 이날 모인 16개 회원사는 대부분 정부의 민간 무량판 아파트 전수조사 대상에 자사 시공 단지가 포함돼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정부가 진행하는 민간 무량판 아파트 전수조사, 특히 현장 점검 방식에 대해 신랄한 비판이 쏟아졌다. 국토부는 설계도서 검토를 마치고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이날 참석한 실무진은 정부의 현장 점검이 지나치게 형식적이며 급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C건설사 실무자는 "철근 배근 여부를 제대로 탐지하려면 고가의 장비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보유한 국내 안전진단 업체가 국내에 몇 곳 되지 않는다"며 "자사가 보유한 중저가 장비로 직접 기둥을 찍어봤는데 확인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토부가 장비 등 안전진단 업체의 역량을 제대로 검증했는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실제 국토부는 시설안전협회가 제공한 250여 개 안전진단 업체 풀에서 실적과 영업정지 여부 등만 따져 점검 업체를 선정했을 뿐, 별도의 역량 검증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장 조사는 크게 무량판 기둥의 철근 배근 여부 확인과 콘크리트 강도 측정으로 이뤄진다. 실무자는 국토부가 제시한 콘크리트 강도 측정 방식도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토부 매뉴얼에 따르면 기둥 콘크리트 강도는 슈미트 해머를 이용해 측정하는데, 이 수치에서 재령보정계수를 뺀 값을 최종 결과 값으로 인정한다. 이는 준공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콘크리트 강도가 자연 증가하는 현상을 보정하기 위한 조치다.
이에 대해 B건설사 관계자는 "재령보정계수는 1950년대 도입된 측정 방식이어서 현재와 맞지 않는다"며 "이론상으로도 수년간 콘크리트 강도가 더 강해져 안전성이 제고됐을 텐데, 굳이 측정값을 차감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근 자사 단지 점검 현장을 방문했다는 A건설사 실무자는 "그래서 안전진단 업체에 미국콘크리트협회가 사용하는 방식(콘크리트 두께 5㎜를 갈아낸 뒤 측정 시 100% 값 인정)을 제안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2주 안에 점검을 마무리해야 해 불가능하다'였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지난달 3일 무량판 구조 민간아파트 전수조사 실시계획을 발표하면서 두 달 안에 모든 점검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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