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실용적 도심형 전기 SUV의 정석'…폭스바겐 첫 순수전기차 'ID.4'

김종성 2023. 9. 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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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 충전 최대 421km 주행으로 효율성 극대화…실용성 높인 첨단시스템·공간활용성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폭스바겐의 첫 순수전기차 'ID.4'가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인 2023년형 모델로 돌아왔다. 지난해 전 세계 시장에서 17만 대가 판매되고, 작년 9월 국내 시장에서도 출시 이후 수입 전기차 판매 1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ID.4'의 매력을 시승으로 살펴봤다.

폭스바겐 2023년형 'ID.4' 정측면 외관 [사진=김종성 기자]

폭스바겐 'ID.4' 시승은 7일 서울 용산구에서 경기도 파주 일대를 오가는 왕복 약 100킬로미터(km) 구간에서 진행했다. ID.4가 실용성 높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각광을 받은 만큼 경기도 외곽에서 서울까지 출퇴근하는 운전자를 가정해 도심 정체 구간과 고속주행 구간을 아우르며 기존 모델보다 향상된 2023년형 'ID.4'의 효율성을 체크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콤팩트 SUV이지만, 탑승했을 때 생각보다 여유로운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전장 4585밀리미터(mm), 전폭 1850mm으로 폭스바겐의 대표적인 SUV 차량 티구안보다 75mm 길고 10mm 넓다. 전고는 1615mm로 티구안보다 20mm 낮지만, 짧은 오버행(차체의 전면부터 앞바퀴 차축 중심까지의 거리)과 2765mm의 긴 휠베이스(앞바퀴 중심과 뒷바퀴 중심 사이의 거리) 덕분에 상대적으로 넉넉하고 편안한 실내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파노라마 글래스 루프가 더해지며 탁 트인 개방감을 확보한다.

폭스바겐 2023년형 'ID.4'의 파노라마 글래스 루프. [사진=김종성 기자]

트렁크 공간도 543리터(L)로,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575L까지 늘릴 수 있다. 아웃도어 활동을 위한 다양한 짐을 싣기에 충분해 보인다. 특히 2열 중앙 팔걸이 부분은 간단한 조작만으로 트렁크까지 열린 공간을 확보해 간단한 물건의 경우 굳이 차에서 내려 트렁크 문을 열지 않더라도 손쉽게 꺼낼 수 있도록 해 편리해 보였다.

폭스바겐 2023년형 'ID.4' 2열 중앙 팔걸이 부분을 조작하면 트렁크 공간과 연결이 된다. [사진=김종성 기자]

운전석에 앉았을 때도 ID.4의 실용성이 눈길을 끈다. 최근 신차들이 디지털화를 강조하며 계기판과 중앙 디스플레이의 대형화를 추구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정말 필요한 기능만을 탑재하며 실용성을 강조했다는 인상이다.

계기판인 5.3인치 ID.콕핏(ID. Cockpit)은 주행속도, 주행가능 거리, 배터리 충전 현황, 운전자 보조시스템 등 주행 시 필수적인 정보를 콤팩트하게 보여준다. 반면 중앙의 12인치 멀티 컬러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는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토록 했고, 터치에 대한 반응 속도와 정밀성도 준수했다.

본격적인 주행에 앞서 계기판 오른쪽 측면에 위치한 칼럼식 변속 레버 조작이 처음엔 어색하게도 느껴졌지만, 금방 익숙해진다. 변속 레버 위치를 옮겨 확보한 1열 수납 공간, 스티어링휠 조작 시 다른 레버들과 손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한 점을 고려하면 효율적 측면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인다.

폭스바겐 2023년형 'ID.4' 운전석 [사진=김종성 기자]

주행감은 내연기관 차량과 비교할 때 전혀 이질감 없다 느낄 정도였다. 전기차의 특성상 급가속과 회생제동 기능에 따른 급제동으로, 처음 전기차를 타는 운전자라면 적응에 어느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 ID.4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가속페달을 밟았음에도 정지상태에서 부드럽게 출발한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일반 주행모드(D)에서 기본적인 회생제동 값을 '0'으로 했을 때는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와 뗏을 때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주행감과 전혀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다. 다만, 변속 레버를 'D'에서 'B' 모드로 한 번 더 돌려 전환하면 회생제동 기능이 더 강해져 보다 효율적인 배터리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폭스바겐 2023년형 'ID.4' 계기판 우측에 있는 변속레버. [사진=김종성 기자]

실용적 측면에서 전기차를 선택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ID.4의 에너지효율도 매력적이다. 이날 시승구간에서 전비효율은 5.2km/kWh를 기록했다. ID.4의 정부 공인 에너지 소비 효율은 복합 기준 4.9km/kWh, 도심 5.3km/kWh, 고속도로 4.5km/kWh다. 상당 구간이 고속주행 구간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준수한 전비효율을 확인할 수 있다.

2023년형 ID.4는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가 복합기준 421km다. 이는 기존 모델 405km보다 16km 늘어난 것으로, 도심 기준으로는 최대 451km까지 주행 가능하다. 내연기관 차량들과 비교할 때도 크게 손색이 없다. 특히 ID.4는 저온 주행거리가 기존 288km에서 292km로 향상돼 전기차의 취약점으로 알려진 겨울철 주행거리도 크게 향상됐다.

폭스바겐 2023년형 'ID.4' 시승에서 전비효율 5.2km/kWh를 기록했다. [사진=김종성 기자]

주행 성능 자체도 개선됐다. 2023년형 ID.4는 PSM(Permanently excited Synchronous Motor) 기반의 구동 시스템과 82kWh 고전압 배터리를 탑재해 최고출력 150kW(204PS), 최대토크 31.6kg.m (310Nm)의 파워풀한 성능을 발휘한다. 최대 충전 용량 135kW의 급속 충전과 11kW의 완속 충전 시스템을 지원하며, 배터리가 5% 남은 상태에서 최대 급속 충전 속도로 충전 시 약 36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첨단 안전과 편의사양을 탑재했다. 폭스바겐 최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 'IQ. 드라이브'를 활성화했을 때, 앞차와의 간격과 차선 유지 성능은 충분히 만족스럽게 느껴졌다. 뿐만 아니라, 정체 구간에서도 따로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페달 조작 없이도 급가속과 급제동 없이 부드러우면서도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였다. 특히 제동이 걸릴 때는 발을 떼고 있음에도 브레이크 페달이 물리적으로 밟은 것처럼 움직여 발을 올린 상태에서 운전자가 주행 상태를 무의식중에도 인지할 수 있도록 한 점이 인상적이다.

폭스바겐 2023년형 'ID.4' 후측면 외관 [사진=김종성 기자]

폭스바겐의 2023년형 'ID.4'는 실용성이 높은 도심형 SUV의 정석처럼 느껴진다. 실용성이라는 부분을 높이 사는 운전자라면 충분히 매력을 느낄 만한 전기차다.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큰 이질감 없으면서도 안정적이고 강력한 주행 성능을 보이는 만큼 '나의 첫 전기차'를 고민하는 운전자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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