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영, 이재명 출석 이틀 전 “대북송금 진술은 허위”... 입장 또 번복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관련성을 부인하는 입장을 내놨다.
이 전 부지사는 당초 쌍방울의 대북 송금에 관여한 의혹 자체를 부인해오다가 지난 7월쯤 검찰에 “쌍방울에 경기도지사 방북 추진을 요청했고,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표에게도 이를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입장을 번복했다. 그러나 다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이 전 부지사는 이날 새로 선임한 김광민 변호사를 통해 옥중편지를 공개했다. 그는 편지에서 “검찰로부터 별건 수사를 통한 추가 구속기소 등 지속적 압박을 받으면서 이재명 지사가 (대북송금에) 관련된 것처럼 일부 허위 진술을 했다”며 “이는 양심에 어긋난 행위로서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다”고 했다. 또 “김성태(쌍방울그룹 전 회장)의 체포 이후 같은 사안에 대해 8개월 이상 검찰로부터 집요한 수사를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이재명 대표의 혐의를 인정하라는 집요한 압박을 받았다”면서 “마치 이재명 피의자의 참고인 신분과 같은 수사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또 “이화영과 경기도는 쌍방울의 김성태 등에 스마트팜 비용뿐만 아니라, 이재명 지사의 방북 비용을 요청한 적이 결코 없다”며 “따라서 당시 이재명 지사에게 이와 관련된 어떠한 보고도 한 적이 없으며, 김성태와 전화 연결을 해준 사실도 없다”고 했다.
이 전 부지사의 변론을 맡은 김 변호사는 현직 민주당 소속 경기도의원으로, 이 전 부지사의 재판에서 고성을 지르며 남편에게 “정신 차리라”고 했던 아내 백모씨가 선임했다. 이 전 부지사가 검찰에 회유돼 이재명 대표를 끌고 들어간다는 취지였다. 이때부터 재판은 아내 백씨가 임의로 변호사를 해임하는 등 변호사 선임 문제로 한 달 넘게 공전했다.
또 “이 전 부지사가 2022년 9월 구속된 이후 가족 및 지인 접견 136회, 변호인 접견 229회 등 자유롭게 접견하였고, 민주당 법률위원회 소속 변호사 등 입회하에 검찰 조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됐으며, 그 과정에서 수사절차에 대한 이의제기는 한 번도 없었다”며 “앞서 검찰 진술이 허위라는 배우자와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이 전 부지사는 법정과 검찰에서 수회에 걸쳐 ‘검찰 진술은 사실이며 배우자의 주장은 오해로 인한 것이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진술만으로 범죄혐의를 단정하지 않으며, 수많은 인적, 물적 증거를 확보하여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 전 부지사가 장기간에 걸쳐 재판을 파행과 공전으로 지연시킨 후 검찰수사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기존 변호인 사임과 민주당 소속 변호인 선임 직후 이 대표 측에 유리한 내용으로 번복한 진술서를 외부로 공개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전 부지사의 진술번복 경위와 배우자와 변호인의 진술왜곡 시도 과정에 대해서도 현재 수사 중에 있다”고 했다.
한편, 이 사건과 별개로 국회에서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는 오는 9일 제3자 뇌물혐의 피의자로 수원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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