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시일 내 결론"…'로톡' 판단 또 미룬 법무부, 국회로 공 넘기나

최태범 기자 2023. 9. 7.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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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여에 걸친 로톡과 대한변협의 갈등에 마침표를 찍을 것 같았던 법무부가 거듭 판단을 유보한 셈이다.

정부 차원의 해결보다는 변호사법 개정 논의를 시작한 국회로 공이 넘어가는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일부터 21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가운데, 현재 계류된 다수의 변호사법 개정안이 이번 정기국회 때 논의·처리되면 대한변협과 로톡의 갈등도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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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성진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9.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법률플랫폼 '로톡(운영사 로앤컴퍼니)'을 이용한 변호사들을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가 징계한 것을 놓고 법무부가 2차 심의를 열었지만 8시간에 달하는 마라톤 회의에도 또다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8년여에 걸친 로톡과 대한변협의 갈등에 마침표를 찍을 것 같았던 법무부가 거듭 판단을 유보한 셈이다. 정부 차원의 해결보다는 변호사법 개정 논의를 시작한 국회로 공이 넘어가는 것 아니냔 관측이 나온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는 전날 로톡 가입 변호사 123명의 징계 이의신청에 대한 비공개 심의를 진행했다. 이들이 대한변협에서 받은 징계는 가장 낮은 수위인 견책부터 과태료 1500만원까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심의 일정은 3월이었으나 6월로 연기됐고 다시 한 차례 미뤄져 지난 7월 20일 1차 심의가 열렸다. 하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로톡의 합법성'에 힘을 실어준 상태라 이번 2차 심의에서는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한동훈 장관은 지난 7월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로톡의 변호사법 위반 문제는 (검찰) 불기소로 (판단이) 다 끝났다"며 "심리를 충실하게 진행하겠다는 것이지 만연하게 늘릴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 장관의 발언에 따라 이번 심의가 마지막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결정이 다시 미뤄진데 대해 "로톡 가입·활동이 변호사광고규정에 위반되는지 충실히 논의했다"며 "사실상 모든 절차를 마무리했다. 근시일 내 최종 결론을 도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21대 마지막 정기국회 시작…변호사법 개정안 처리 주목

[과천=뉴시스] 정병혁 기자 = 엄보운 로앤컴퍼니 이사와 특별변호인인 강남일, 이정석 변호사가 6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로톡 이용 변호사 징계심의위 2차 기일에 앞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3.09.06.
일각에선 이 문제의 최종 해결이 국회의 손에 달려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일부터 21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가운데, 현재 계류된 다수의 변호사법 개정안이 이번 정기국회 때 논의·처리되면 대한변협과 로톡의 갈등도 해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정안 대부분은 로톡에 우호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대한변협의 징계권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방안(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변호사의 앱 광고 허용과 대한변협의 규제 권한 축소(이소영 민주당 의원) △변호사의 플랫폼 광고 허용(김영배 민주당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개정안이 처리되면 대한변협으로서는 로톡 가입 변호사를 제재할 명분이 사라진다. 물론 대한변협에 우호적인 법안도 있다. 변호사가 아닌 자의 광고 행위를 금지하는 개정안(김형동 국민의힘 의원) 등이다.

현 정부로서는 향후 부담이 될 수 있는 결정을 직접 하기보다는 국회 입법으로 해소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21대 국회는 임기 만료가 얼마 남지 않았다.

물론 정부가 선뜻 국회로 공을 돌리기에 부담스런 요인도 있다. 변호사법 개정안 대부분을 민주당이 발의했으므로 개정 입법으로 갈등이 일단락된다면 민주당이 '정치적 성과'라고 판단할 수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과거 타다 금지법을 주도해 '혁신의 싹을 잘랐다'고 비판받는 민주당 입장에선 이번 로톡 문제가 이미지를 반전시킬 기회일 수 있다"고 짚었다.

이전 정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출신인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전날 법무부 징계위와 같은 날 '리걸테크 산업진흥 및 이용촉진을 위한 법률서비스법 입법 토론회'를 열고 로톡과 같은 혁신 서비스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권 의원은 "기술의 변화로 나타나는 현상은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법률플랫폼이 국내 법률시장에 들어온 것은 막을 수 없는 기정사실"이라며 "좋은 규제는 살리고 좋지 않은 규제는 제거하면서 산업을 살리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검찰·경찰은 로톡의 변호사법 위반 의혹에 3차례 무혐의 처분, 헌법재판소는 대한변협의 광고규정 개정에 대해 일부 위헌 결정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시정명령과 함께 10억원씩 과징금 처분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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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bum_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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