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사회복지? 최고 부촌 골프장서 ‘2시간 가난 체험’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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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 인근의 부촌으로 알려진 한 교외 도시 당국이 '빈곤 체험 행사'(Poverty Simulation Event)를 마련해 현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6일(현지시각) 미국 엔비시(NBC) 시카고는 시카고 북부 교외 도시 하이랜드파크가 오는 9일 관내 골프장 하이랜드파크 컨트리클럽에서 빈곤 체험 행사를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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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 인근의 부촌으로 알려진 한 교외 도시 당국이 ‘빈곤 체험 행사’(Poverty Simulation Event)를 마련해 현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6일(현지시각) 미국 엔비시(NBC) 시카고는 시카고 북부 교외 도시 하이랜드파크가 오는 9일 관내 골프장 하이랜드파크 컨트리클럽에서 빈곤 체험 행사를 개최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행사는 사회 복지 비영리단체 등도 함께 주최했다.
시 당국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하이랜드파크가 속한 광역자치구) 레이크 카운티에서 빈곤하게 사는 것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와 인식을 높이기 위한 행사”라고 행사 취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참가자들은 빈곤하게 한 달을 사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몰입형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며 “참가자들은 자원이 충분하지 않은 가운데 자신과 가족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려운 선택을 하면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사 참가비는 무료다. 다만 사전 등록이 필요하다.
행사는 오는 9일 오전 9시부터 오전 11시30분까지 진행한다. 참가자들이 저소득층 역할을 맡아 반나절 동안 한달 간의 빈곤을 겪는다는 상황을 가상으로 경험하는 방식으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엔비시 시카고는 이 행사는 “참가자들에게 저소득층의 삶을 역할극으로 하도록 요청한다”고 전했다. 미국 매체 패치는 행사 주최자가 참가자들에게 역할을 나눠주면 참가자들은 노숙자 쉼터에서 나와 돈이나 음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고 행사의 내용을 설명했다.
행사 소식이 알려지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비판이 터져 나왔다. 한 누리꾼은 “빈곤은 체험이 아니다. 이건 진짜 인생이다”라고 반발했다. 다른 누리꾼은 “가난하게 살아왔거나 아직도 가난하게 사는 우리를 모욕하는 행사”라며 “당장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골프장에서 빈곤 체험을 하다니, 이 행사는 부자들이 스스로 더 큰 만족감을 느끼고 빈곤층에게는 낙인을 찍기 위한 행사”라고 지적했다. 이 누리꾼은 “빈곤층과 빈곤 문제에 관심이 있는 척만 할 것이 아니라 모금이든 기부든 그들을 위해 실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시카고에서 북쪽으로 약 40km 떨어진 하이랜드파크는 유대계 인구가 전체의 3분의 1에 이르는 부촌으로도 알려졌다. 미국 경제 전문 리서치 기관 트웬티포세븐 월스트리트(24/7 Wall St.)는 지난 2021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하이랜드파크의 중위 가구 소득은 전국의 2배 이상으로,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가운데 한 곳으로 선정했다.
시 관계자는 엔비시 시카고에 “빈곤 체험 행사는 사회 복지 전문가들에 의해 개발됐다”며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행사”라고 해명했다. 행사 장소 선정에 대해서는 “하이랜드파크 컨트리클럽은 시가 소유한 시설”이라며 “대규모의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유일한 시설”이라고 덧붙였다.
조윤영 기자 jy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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