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 500배…죽음 부른 ‘매운 맛’에 “목구멍 탄다” 경고 [뉴스+]

김희원 2023. 9. 7.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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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에서 유행하는 '원 칩 챌린지'를 하던 14세 소년이 사망한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원 칩 챌린지는 매운 과자를 먹은 뒤 물이나 음료를 마시지 않고 5분간 참는 것을 영상으로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하는 것이다.

파키 칩스 겉면에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고 어른만 섭취하라'는 경고문이 있지만, 틱톡 챌린지가 10대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어린이·청소년도 종종 문제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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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과자 먹기 챌린지 중 美 14세 소년 사망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 함유…틱톡서 유행
“식도 화상·출혈, 위장 장애, 각종 암 유발” 경고

틱톡에서 유행하는 ‘원 칩 챌린지’를 하던 14세 소년이 사망한 사건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원 칩 챌린지는 매운 과자를 먹은 뒤 물이나 음료를 마시지 않고 5분간 참는 것을 영상으로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하는 것이다. 소년의 가족은 이 과자 판매를 금지시켜야 한다며 분노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CBS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 출신 해리스 윌로바는 지난 1일 학교에서 친구로부터 과자를 받아 먹고 복통을 호소하다 쓰러졌다. 양호실에서 정신을 차린 해리스는 집에 돌아간 뒤 다시 기절해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해리스의 가족들은 그가 평소 건강했으며 알레르기도 없었다고 말했다.

‘원 칩 챌린지’를 하던 14세 소년을 죽음에 이르게 한 매운 과자. 챌린지용으로 출시됐으며 세계에서 제일 매운 고추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캐롤리나 리퍼 고추가 함유돼 있다. 미국 CBS 캡처
해리스의 엄마가 ‘뭘 먹은 거냐’고 묻자 그가 보여준 것은 파키 칩스에서 출시한 ‘2023 원 칩스 챌린지’ 상품이었다. 

파키는 다양한 매운 맛 봉지과자를 판매하는데 챌린지용으로 출시된 상품은 종이 박스에 포장돼 있으며 단 한 개의 과자만 들어 있다. 이 과자는 ‘매운 과자 챌린지’용 답게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기네스북에 오른 캐롤리나 리퍼 고추와 나가 바이퍼 고추로 만들어졌다.

캐롤리나 리퍼는 스코빌 지수(캡사이신 농도를 계량화한 수치)가 평균 160만, 최대 220만에 이른다. 나가 바이퍼의 스코빌 지수는 130만이다. 한국 청양고추의 스코빌 지수가 4000에서 1만 사이, 불닭볶음면이 4400정도이므로 ‘한국의 매운맛’과 비교하면 400∼500배 더 매운 것이다.

매운맛은 적당히 먹었을 때 스트레스를 완화 해주기도 하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건강, 특히 소화기관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매운 음식에 함유된 캡사이신이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오랜 시간 위장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미시간 소아응급학과 전문의 켈리 레바서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캡사이신에 대해 “한 입이라도 입술이 화끈거릴 수 있고 목구멍에 화상을 입을 수 있으며 심지어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특히 식도 조직을 마모시킬 수 있으며 혈관까지 침식될 수 있다. 이는 통제할 수 없는 출혈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먹방 유튜버 쯔양이 약 2년 전 원 칩 챌린지를 하며 매운 맛을 참는 모습. 유튜브 캡처
캡사이신이 암세포를 공격하는 자연살해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려 각종 암 발생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 한번에 갑자기 많은 캡사이신을 섭취하면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고 위궤양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하면 뇌출혈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세계에서 제일 매운 고추를 함유한 파키 칩스는 2016년 출시돼 화제를 모았다. 이후 티톡 챌린지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유행하면서 그 위험성에 대한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많은 도전자들이 “수일간 위장통을 겪었다” “다시는 먹지 않겠다”고 말했다. 파키 칩스 겉면에 ‘어린이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두고 어른만 섭취하라’는 경고문이 있지만, 틱톡 챌린지가 10대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어린이·청소년도 종종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어린이 세 명이 이 과자를 먹었다가 응급실에 실려간 뒤 일부 학교가 파키 칩스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해리스의 부모는 “이 과자가 마트 진열대에서 사라지기를 바란다”면서 “아들이 너무나 보고 싶다. 어떤 부모도 우리와 같은 고통을 겪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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