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그만 정치·이념화해라"

위성곤 "1943년 우리 주적 누구였느냐" 질문에
"더 말씀드릴 필요 없다" 답변

한덕수 국무총리는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논란'을 묻는 야당 의원에 "그만 정치화, 이념화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총리는 7일 국회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홍범도 장군이 1943년에 돌아가셨는데 그때 대한민국 주적은 어디였느냐"고 묻자 "이 문제를 이념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그때 우리는 독립을 하고자 하는 것이어서 일본이었을 수 있다"며 "그걸 주적이라는 개념으로 정의한 적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 의원은 이를 듣고 "그 당시에도 북한 공산당이 주적이었느냐"고 물었다. 홍범도 장군이 '공산주의자'였기 때문에 이전한다는 논리를 반박하려는 의도였다. 위 의원은 또 "정치 이념화는 정부가 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 문제는 육군사관학교가 자신의 정체성에 맞춰 전시물을 다시 재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위 의원은 "(1943년 당시 주적이) 일본이 맞는지, 틀린 지만 답하라"고 압박했다.

한 총리는 "더 말씀드릴 필요가 없다. 여러 번 말씀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그만 정치화하고 그만 이념화하라. 우리 다 알고 있지 않으냐"며 언성을 높였다.

그러자 본회의장에서는 "사퇴하라"는 고성이 쏟아졌다. 위 의원은 "홍범도 장관을 이념의 광장으로 끌어내린 것은 윤석열 정부, 총리, 국방부, 육사"라며 "그 당시 주적이 누구였느냐"고 다시 물었다.

위 의원은 "육사의 정체성은 독립을 위해서 싸웠던, 그리고 외적에 맞서 싸운 모든 분의 숭고한 정신이 기려있는 데에 기반이 있다"며 "이념적으로 판단하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한 총리는 "(흉상 이전 논란은) 육사의 정체성, 그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며 "그만 정치화, 그만 이념화하라"고 다시 한 번 목소리를 높였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