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밀한 관계' 스토킹이 58%…기소돼도 실형 고작 5%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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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범죄를 저질러 재판에 넘겨져도 실형을 받는 경우는 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판사)은 7일 오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스토킹범죄와 양형' 심포지엄에서 지난 1월2일부터 5월31일까지 1심이나 2심이 선고된 스토킹처벌법위반 사건 1295건의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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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형위, 스토킹 양형기준 설정 작업에 반영키로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스토킹 범죄를 저질러 재판에 넘겨져도 실형을 받는 경우는 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판사)은 7일 오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스토킹범죄와 양형' 심포지엄에서 지난 1월2일부터 5월31일까지 1심이나 2심이 선고된 스토킹처벌법위반 사건 1295건의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스토킹처벌법위반 단독범행은 563건(43.4%)이었고 다른 범죄와 경합된 사례는 732건(53.4%)이었다. 나머지 81건은 스토킹 피해자와 무관한 범죄만 경합된 경우다.
스토킹처벌법위반 단일 범죄로 기소돼 확정된 사건 385건을 분석하면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126건(33%)으로 가장 많았다. 공소기각 122건(32%), 벌금형 106건(27%)이 그 뒤를 이었다. 실형은 21건(5.5%)에 그쳤다.
스토킹 범죄 피고인이 스토킹처벌법 위반과 함께 주로 행하는 범죄인 주거침입, 협박, 폭행, 재물손괴죄가 경합된 사건의 양형을 살펴봐도 실형 비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침입죄만 경합된 31건 중 실형은 4건(12.9%), 협박죄만 경합된 26건 중 실형은 6건(23.0%), 특수협박죄만 경합된 9건 중 실형은 2건(22.2%), 폭행죄만 경합된 13건 중 실형은 2건(15.3%), 재물손괴죄만 경합된 10건 중 실형은 2건(20%)으로 각각 나타났다.
특히 스토킹 피고인과 피해자는 연인관계이거나 연인관계이었던 경우(642건)가 가장 많았고 배우자이거나 배우자이었던 관계(106건)까지 합치면 스토킹범죄의 절반 이상(58%)이 연인·배우자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한 위원은 "친밀한 관계 내에서의 스토킹 범죄가 살인이나 강간 같은 중대범죄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친밀한 파트너 스토킹'의 특성과 법·정책 대응 방안도 논의됐다. 주제발표를 맡은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친밀한 파트너에 대한 스토킹은 잠재적으로 더욱 위협적이고 재범률이 더 높다"며 "낯선 사람에 의한 스토킹이 더 위험할 것이라는 통념과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토킹 관련 각종 지침은 스토커와 피해자의 관계성과 스토킹을 구성하는 일련의 과정, 맥락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며 "또 스토킹이 제3자까지 확장되는 문제를 스토킹처벌법이 포괄하고 피해자 보호 조치의 범위를 피해자의 주변인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론에 나선 박천웅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는 위계적 성격이 강한 반면 개인성에 대한 고려가 약해 친밀성이나 권력 관계에 의한 스토킹범죄에 상대적으로 관용적일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장진환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독일의 사례를 제시하며 스토킹범죄의 양형이 강화되는 추세라고 설명했고, 한민경 경찰대학 행정학과 교수는 "스토킹범죄 단일죄가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아지는 경향을 나타내므로 스토킹범죄에 대한 독자적인 양형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이번 심포지엄 결과를 향후 '스토킹 범죄 양형기준' 설정 작업에 반영할 예정이다.
par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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