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 "대규모 구조조정 생각 안해…M&A로 체질 개선할 것"
김영섭 KT 대표가 대규모 구조조정설을 일축했다.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은 적절한 시점에 하겠다고 밝혔다.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이 예년과 같이 연말에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M&A(인수·합병)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김 대표는 7일 서울 중구 르메르디앙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몇천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위적 구조조정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작은 조직이든 큰 조직이든 나가는 사람과 들어오는 사람이 있어야 생명력이 있고 경쟁도 생기지만, 인위적 구조조정은 아직 판단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통상 수준의 교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사가 여러 문제를 걷어내고 KT인들이 마음을 합쳐 함께 출발하는 시발점이 되도록 고민하겠다"고 했다.
KT 민영화 이후 그간 외부 출신 KT CEO들은 대대적인 조직 수술을 시도했다. 이석채 전 회장과 황창규 전 회장은 각각 6000명, 8000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재무통'이자 '구조조정 전문가'로 불리는 김 대표가 대규모 부실을 털어내는 '빅배스'를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김 대표는 인사와 조직개편의 폭뿐만 아니라 속도도 차분하고 신중하게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KT가 위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질적으로 잘 된 인사를 하고 싶다"며 "우선 KT 내에서 훌륭한 인재를 선발해 함께 성장하는 데 방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불거진 LG 출신 인사 영입설 등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이날 첫 외부 행사인 GSMA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앙(M360 APAC)' 콘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빅테크에서 통신사 주도 리더십을 되찾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할 수 있도록 6G와 첨단 ICT 기반 '디지털 퍼스트' 서비스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간담회에서는 김 대표가 구상하는 신사업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그는 "텔코 전반의 IT(정보기술) 역량이 충족되면 텔코와 IT가 합쳐져 ICT(정보통신기술) 진출 능력이 무한히 열릴 것"이라며 "역량을 모아 빠른 속도로 밀도 있게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로의 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M&A와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체질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M&A와 여러 스타트업을 면밀하게 살펴보고 에코시스템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방향성 없이 외형만 키우기 위한 M&A는 지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꼭 해야 하고 내재화해야 하는 분야를 중심으로 M&A를 할 것"이라면서 "큰 회사를 만들 욕심은 없다. 잘 하는 조직들과 고수다운 에코시스템에서 원활하게 협력관계가 작동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외부와의 협력으로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가 되는 시너지를 내겠다"고 했다. 내달 공개하는 초거대 AI '믿음'에 대해서는 "조금만 기다려주면 말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 등에 대해 김 대표는 "사업자들이 힘을 모아 고객과 주주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대화를 통해 선도적으로 풀어가고 싶다"고 했다.
회사의 외형적 매출과 이익 규모에 연연하기보다 미래 성장성에 초점을 두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 오픈마켓 쿠팡을 예로 들며, 성장 에너지를 쌓아 근본적인 성장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지금은 업계 2등이지만 KT 사람들은 통신의 근본이자 근원은 KT라고 생각해 자부심이 크다"며 "좀 더 분발해서 새 기술을 빠른 시간 내에 받아들이고 창의적 가치를 선도하면서 조직 분위기가 끌어올려지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성장도 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학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진 김 대표는 '함께 넓은 바다를 건너자'는 의미의 '공제창해(共濟滄海)'를 인용하며 화합과 협력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재명은 굶고 있는데…옆에서 간식 팔아?" 분노한 지지자들
- 日정부, 통일교에 해산명령 수순 밟나...과태료 부과 조치 착수
- "갓 제대한 군인이라더니"...영업정지 국밥집 사장 "가장 5명 생계 잃어"
- 버스 기다리던 여성에 전기 충격기 찌른 40대男... "써보고 싶어서"
- 이재명에 항의한 태영호, 끌려 나오며 단식장 순식간에 아수라장
- [트럼프 2기 시동]트럼프 파격 인사… 뉴스앵커 국방장관, 머스크 정부효율위 수장
- 거세지는 ‘얼죽신’ 돌풍… 서울 신축 품귀현상 심화
- 흘러내리는 은행 예·적금 금리… `리딩뱅크`도 가세
- 미국서 자리 굳힌 SK바이오팜, `뇌전증약` 아시아 공략 채비 마쳤다
- 한화, 군함 앞세워 세계 최대 `美 방산시장` 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