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김영섭 "M&A로 큰 회사 만들 생각 없어…올해 구조조정 없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첫 공식 무대에서 '반성'을 시작으로 첫 대외 메시지를 전한 김영섭 KT 대표는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선 'IT 역량'을 기반을 한 '원 KT'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7일 첫 공식 데뷔를 연이어 가졌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국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모바일 360 아시아태평양(APAC)'에서 '개방된 디지털 국가 선도'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했다. 지난달 30일 KT 그룹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첫 데뷔무대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통신사업자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 위에 독점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얻는 데 만족하는 동안 빅테크 기업들은 Telco(통신사업자)가 구축한 인프라에 메신저, OTT, 자율주행, 인터넷 금융 등 혁신 서비스를 내놔 디지털 생태계의 주인이 됐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통신사는 외부의 힘에 '강제 혁신'에 처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특히 "클라우드, AI(인공지능), 자율주행 등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영역에서 대등한 IT 역량을 축척하고 아직 초기단계인 스마트시티, 메타버스, 디지털 헬스케어, 에너지 등 영역에서 주도권 확보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했다. 구체적으로는 홀로그램 통신, 도시나 국가 수준의 매시브 디지털 트윈(현실이 기계나 장비 등을 가상공간에 구현한 것), 딥러닝에 기반한 초지능 로봇, 양자암호 통신 등을 제시했다.
기자간담회에서는 기조연설이 '빅테크'에 대한 선전포고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김 대표는 "이제 KT의 대표가 됐다"면서 "시간을 두고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글로벌 빅테크 입장에서 한국의 통신사인 KT는 '모기'처럼 보일 수 있다"면서도 "아무것도 하지않고 기다릴 수는 없으며, 존재감을 보이도록 노력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신사업과 관련해선 "'특정 사업을 꼭 하겠다'고 말하지는 못한다. 실무진들과 정해 나가야 한다"면서도 "통신사업자 사업은 오래 했고, 기술 수준은 1등이다. 통신사업자 전반의 역량과 IT 역량이 충족되면 진출할 수 있는 능력이나 기회가 무한히 널려 있다고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핵심 키워드는 'IT 역량 강화'였다. 이를 활용·통합해 사업 확대를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M&A를 많이 해서 큰 회사 만들 생각은 없다. 좋은 회사를 만들고 싶은 욕망은 있다"면서 "잘하는 조직들과 협력 관계를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구축해서 1+1은 2가 아니고 곱하기가 되는 점점 기하급수적으로 역량이 올라가는 네트워킹으로 뭉치는 걸 KT로 정의하고 싶다. 그런 형식으로 해야 전세계가 속도전을 벌이는 시점에 우리가 살아남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전 대표 체제에서 '이권 카르텔' 의혹으로 어수선했던 조직 분위기를 추스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김 대표는 인사 계획에 대한 명확한 원칙도 밝혔다. 그는 "2년 치 인사를 한 꺼번에 해야 하는 상황이라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인사가 여러 가지 문제를 걷어내고 KT인들이 마음 합쳐 출발해야 하는 시발점이라서 고민인데, KT가 위상을 회복하고 새 출발할 수 있는 잘 된 인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옛날 CEO가 바뀔 때 몇 천명의 인위적인 구조 조정은 현재로선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올해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못박았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만나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을 만날 예정인 터라 정부의 정책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김 대표는 "통신 사업은 허가 사업이기 때문에 정부의 요구를 나몰라라 할 수 없다"면서 "하기 싫은 제안도 고민되지만 여러 측면에서 원칙적으로 피해가기 어렵다. 결국은 선도적으로 대화하고 사업자 간에 의견을 모아 합리적인 수준으로, 고객과 회사, 주주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풀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을 강하게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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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홍영선 기자 h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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