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팀 가동한 檢, `대선 여론조작 의혹` 정치배후 파헤친다

김세희 2023. 9. 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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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대선 국면에서 대장동 의혹의 책임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돌리기 위해 조작을 시도했다는 의혹을 부인한 가운데, 검찰은 7일 김 씨를 인터뷰했던 신학림(64) 전 언론노조위원장을 소환했다.

검찰은 신씨가 2021년 9월 대선 국면에서 김 씨의 요청에 따라 당시 국민의힘 대권주자였던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의 허위 인터뷰를 하고 대선을 사흘 앞둔 지난해 3월6일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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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인터뷰' 의혹 등 집중수사
신학림 소환 청탁금지 위반조사
檢 "선거제도 농단한 중대 사건"
김만배 "당시 그럴 위치 있지않아"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7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조사를 받기 위해 조사실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검찰이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의 '허위 인터뷰' 의혹을 집중적으로 수사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은 7일 '대선개입 여론조작 사건 특별수사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팀장은 반부패수사3부의 강백신 부장검사는다. 반부패3부 소속 검사들을 중심으로 선거와 명예훼손 사건에 전문성을 갖춘 공공수사부, 형사1부 소속 검사 등 10여명이 투입됐다.

검찰은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유력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공표하고, 유사한 내용의 허위 보도와 관련 고발 등이 이어져 민의를 왜곡하는 시도를 함으로써 헌법상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제도를 농단한 중대 사건"이라며 "신속, 엄정하게 수사해 전모를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이 요구하는 배후규명에도 나설 가능성이 높다. 여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을 직접 겨냥해 공세를 펴고 있다.

앞서 검찰은 김 씨를 인터뷰했던 신학림(64) 전 언론노조위원장을 소환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신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이 지난 1일 신씨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지 엿새만이다. 신씨는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검찰은 신씨가 2021년 9월 대선 국면에서 김 씨의 요청에 따라 당시 국민의힘 대권주자였던 윤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의 허위 인터뷰를 하고 대선을 사흘 앞둔 지난해 3월6일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신씨는 인터뷰 이후 김 씨에게 1억 6500만원을 받았는데, 검찰은 인터뷰 대가로 보고 있다. 다만 신 씨는 이 돈이 인터뷰·보도의 대가가 아니라 자신이 집필한 책값 명목이라고 주장한다.

문제의 인터뷰에서 김씨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불법대출 사건 수사때 자신이 소개한 박영수 전 특검의 역할로 윤 대통령(당시 중수2과장)이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를 봐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검찰은 '수사당시 윤석열 검사는 누군지도 몰랐다'는 취지의 조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씨를 상대로 인터뷰를 하게 된 경위와 조작·공모 여부 등을 확인한 뒤, 조사 내용에 따라 조만간 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이날 오전 출소한 김 씨는 인터뷰 조작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오전 0시 2분께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왔다.

김씨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2과장이 대출 브로커 조 씨의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취지로 주장한 데 대해 "검찰 수사를 하면서 여러 가지 성실하게 답한 부분이 있는데, 그 당시 (윤 대통령이) 대검 중수과장으로서 그런 영향력이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조씨에게 허위 인터뷰를 종용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또 신씨와 허위 인터뷰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인터뷰로 대선 국면을 바꾸려고 한 의도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그렇게 능력있는 사람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신씨의 책 3권을 1억6500만원에 매입한 이유를 두고는 "그 분이 굉장히 언론인으로서 뛰어난 분이고, 그 책이 그 분의 평생업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예술적 작품으로 치면 그 정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산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대장동 개발로 얻은 범죄수익 390억원을 은닉한 혐의로 올해 3월8일 구속기소 됐다. 1심 구속기간(6개월)은 이날 만료됐다.

검찰은 김씨의 구속 기한이 임박하자 이달 1일 횡령 및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추가 발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전날 심문 뒤 구속영장을 발부하지 않기로 했다.

검찰은 '허위 인터뷰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 말 맞추기 등 증거인멸 우려가 현저한데도 법원이 구속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은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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