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 다시 시작되나···맥 못추는 아시아 통화

이윤주 기자 2023. 9. 7. 16: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지수가 띄워져 있다. 연합뉴스

미국 경제가 나홀로 회복세를 보이는 덕에 달러화가 다시 강세를 보이며 질주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달러화를 견제해야 할 일본 엔화는 10개월만에 가치가 가장 떨어진데다, 경기 침체에 빠진 중국 위안화도 약세 국면이어서 원화 가치도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 상단을 1350원까지 열어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시장 전망이 나온다.

6일(현지시간)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04.86으로 전날보다 소폭 상승 마감했다. 이는 올해 3월 초 이후 6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슈퍼 달러’가 위세를 떨치며 달러인덱스가 115에 달했던 것보다는 낮지만, 불과 두달 전 99까지 낮아졌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가파르게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섰다고 볼 수 있다.

달러화의 가치가 높아진 가장 큰 배경은 미국 경기가 고금리 환경에서도 예상을 뛰어넘는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 경제가 양호하고, 물가 상승 압력도 여전히 높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달러화를 강세로 이끌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달러 약세를 이끌었다면, 이제는 다시 긴축 장기화 전망이 달러 강세를 불러오고 있는 셈이다.

실제 전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4.5를 기록해 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소비자 수요 및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예상보다 강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곧 물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해서 연준이 고금리를 더 길게 가져갈 것이란 전망이 뒤따랐다.

여기에 일본 엔화, 중국 위안화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 점이 달러화 가치를 상대적으로 더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최근 달러당 147.8엔선까지 상승해 지난해 11월 이후 10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준의 긴축이 장기화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일본은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미·일 금리차에 따라 투자자금이 달러화로 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외환당국이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엔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중국 위안화도 약세 국면이다. 경제활동 재개를 선언한 뒤에도 중국 경기가 오히려 부동산 위기 등으로 침체 국면에 빠지자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8월 중국 증시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은 약900억 위안에 달하는데, 이는 2016년 이후 월간 기준 최대 규모다.

달러 강세 및 아시아 통화인 엔화·위안화의 동반 약세는 원화 가치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4.9원 오른 1335.4원에 마감했다. 장중 1336원선에 거래되기도 했지만, 수출업체의 네고(달러 매도) 물량으로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및 위안화의 동반 현상은 국내 주식 및 외환시장에는 달갑지 않은 현상”이라며 “미국의 금리인상 중단 시점이 지연되고, 중국경기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은 일단 1350원선을 열어두고, 상황에 따라 이것을 뚫고 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