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용인시의원들, 소주 40병 들고 말레이시아 입국하다 ‘억류’

경기 용인시의회 ‘용인시 관광발전을 위한 의원연구단체’ 소속 의원들이 지난 8월 용인시 자매결연 도시인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시로 연수를 다녀왔다. 용인시의회 제공

경기 용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일부 의원들이 주류 반입이 제한된 말레이시아로 국외연수를 떠나면서 술을 대량으로 반입하려다가 현지 세관에 적발된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슬람교 문화권인 말레이시아는 자국민을 제외한 입국자 1인당 주류 1ℓ만 허용한다.

7일 용인시의회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시의회 연구모임인 ‘용인시 관광발전을 위한 의원연구단체’는 지난달 15일부터 4박6일 일정으로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시로 연수를 다녀왔다. 2004년 용인시와 자매결연을 한 코타키나발루시의 관광산업을 벤치마킹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 모임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9명으로 구성됐으며, 연수에는 소속 시의원 8명과 공무원 6명 등 모두 14명이 참여했다.

하지만, 현지 입국 과정에서 허용된 주류 양 이상을 반입했다가 일시 억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소주 40병과 고급 전통주 4명을 산 뒤 여행용 가방에 나눠 담았다가 1인당 반입 용량을 초과해 현지 세관에 적발됐다. 음주를 법으로 금지한 회교도(이슬람 신자) 국가인 말레이시아는 자국민을 제외한 입국자 1인당 주류 1ℓ만 허용한다. 연수단은 초과분에 대한 관세를 물고 나서야 일정을 소화했다.

국민의힘 경기도당은 지난 6일 성명을 내어 “주류반입이 엄격히 제한되는 회교도 권역의 국가를 방문하면서 상대국에 대한 이해도 없이 방문해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라며 “해당 시의원들은 용인시민께 백배사죄하고, 민주당은 응당한 조처를 하라”고 촉구했다.

윤원균 용인시의회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공개 사과하고, 의회의 국내외 연수와 의원연구단체 활동에 대해 문제점을 점검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의장은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선출직 공직자로서 변명의 여지 없이 매우 부주의한 행동이었다. 시민들께 실망과 우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