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중인 군함 이름을 바꾸나…홍범도함을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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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와 육사 당국의 홍범도 흉상 이전 방침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또한 학계의 전폭적 지지를 얻는 양상도 아닌 가운데 대한민국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 개명 논란까지 일으키고 있다.
전 세계 각국의 해군은 전통적으로 군함 건조 뒤 진수식과 취역식을 거쳐 일정 기간 실전 적응 기간을 갖고 실전에 배치돼 퇴역식 때까지 작전 임무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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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 ‘역사 쿠데타’]
[왜냐면] 고광섭ㅣ이순신 칼럼니스트·전 한국 해군과학기술학회장
국방부와 육사 당국의 홍범도 흉상 이전 방침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군 당국이 앞장서 이념 논쟁에 끼어드는 형국으로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생산적인 일이라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학계의 전폭적 지지를 얻는 양상도 아닌 가운데 대한민국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 개명 논란까지 일으키고 있다.
전 세계 각국의 해군은 전통적으로 군함 건조 뒤 진수식과 취역식을 거쳐 일정 기간 실전 적응 기간을 갖고 실전에 배치돼 퇴역식 때까지 작전 임무를 수행한다. 진수식 때는 해군이 정한 여성이 손도끼로 탯줄을 자르듯 진수줄을 잘라 건조된 군함이 처음으로 바다에 띄워진다. 군함 탄생을 의미하는 예식이다. 취역식은 해군 함정으로 등록되는 예식으로 사람에 비유하면 호적에 올리는 예식의 일환이다. 취역기는 퇴역식이나 전투에서 침몰하기 전까지 군함에서 내리지 않는다.
대한민국 해군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개명 논란 중심에 서 있는 잠수함 홍범도함에 앞서 2013년 건조된 김좌진함 진수식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석해 진수식 예를 갖춘 바 있다. 홍범도함도 2016년 진수식 때 함명과 함 번호를 공식적으로 부여받고 취역식을 거쳐 실전에 배치돼 대한민국 해군의 전투함으로서 불철주야 한반도 해역의 심해에서 적의 동태를 감시하고 유사시 국가 수호의 최전선에서 적 섬멸의 태세를 갖추며 오늘도 작전 중이다.
정부가 홍범도 흉상 이전 후속 조치의 일환으로 거론하고 있는 대한민국 잠수함 홍범도함의 개명은 육사에 있는 흉상 이전과는 또 다른 문제들이 있다. 첫째, 해군의 함명 개명은 우리 해군사는 물론 세계 최강의 미국 해군사에서도 그 사례를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둘째, 홍범도함은 여전히 캄캄한 바닷속에서 생명을 담보로 오직 적을 상대로 실전 배치 중이고 상시 작전 중이라는 점이다. 셋째, 작전 중인 군함의 함명 개명 전·후의 과정에서 야기될 수 있는 소모적 논쟁이 더욱 증폭할 것으로 예상돼 결코 군의 사기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순신 장군은 전투 중 휘하 장수들에게 당시 전공 평가의 척도로 활용된 적의 수급 확보에 관심을 두지 말고 오직 적의 선체 타격 등 적을 물리칠 전투에만 전념하라고 늘 강조했다. 오직 적과 싸워 이기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을 대한민국 잠수함 홍범도함이 어떠한 정쟁이나 이념 논쟁의 중심에 서는 일은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동서고금의 전사에도 작전 중이거나 전투 중인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 했다. 홍범도함을 지켜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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