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뺀 수능 리허설 끝···수능·대입 어떻게 되나
지난 6일 전국에서 시행된 ‘9월 모의평가’는 ‘초고난도(킬러) 문항’ 배제 방침이 처음 적용된 시험이다. 2024학년도 대입을 치를 수험생들은 이번 9월 모의평가를 통해 오는 11월16일 치러질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출제 경향을 가늠해야 한다.
9월 모의평가를 분석한 입시전문가들은 이전 시험과 비교해 출제 경향이 크게 달라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수학이 쉬워졌다고 봤다. 70일 앞으로 다가온 올해 수능에서 수험생들은 어떤 변화를 겪게 될까.
이번 모의평가를 두고 국어와 영어영역에서 적정 수준의 변별력을 갖췄지만 수학에서는 최상위권을 가리기 힘들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킬러문항이 배제되면서 만점자가 급증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한 문제 실수로 등급이 떨어져 최저기준을 맞추지 못하거나 표준점수가 급격히 떨어지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출제 경향이 본 수능에서도 유지되면 의대 등 최상위권 대학·학과를 지망하는 수험생들은 국어와 과학탐구 영역에서 당락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학의 비중이 줄어든 만큼 국어와 과학탐구로 변별력이 옮겨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상위권 이과생들에게는 쉬워진 ‘과학탐구I’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진학사에 따르면 이번 모의평가의 과탐I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66~68점인데 과탐II 영역은 72~74점이다. 수학의 변별력이 낮아진 가운데 과탐II 응시자들이 상위권 대학 진학에 유리해졌다는 의미다.
본 수능에서는 최상위권 변별을 위해 수학에서 고난도 문제가 한두 개 출제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이번처럼 출제되면 만점자가 너무 많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실제 수능에서는 한 문제 정도 어렵게 나올 수 있다”며 “대신 나머지 문제들은 쉽게 나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최상위권이라면 막히는 한 문제에 당황하지 않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모의평가에서는 소위 ‘문과침공’의 원인으로 지적됐던 국어와 수학 간 표준점수 최고점 차가 줄었다. 지난해 치러진 2023학년도 수능에서는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이 국어보다 11점 높았고,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는 격차가 15점까지 벌어졌다. EBS가 공개한 이번 모의평가 만점자 예상 표준점수는 국어 143점, 수학 144점으로 1점 차에 불과하다.
본 수능에서 ‘문과침공’ 문제가 완화될지는 미지수다. 공통과목의 표준점수보다 과목별 선택과목의 표준점수 차가 문·이과 유불리를 좌우한다. 이전에는 이과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국어 ‘언어와매체’, 수학 ‘미적분’ ‘기하’의 표준점수가 문과생들이 선호하는 과목보다 높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선택과목별 표준점수는 공개하지 않는다.
임성호 대표는 “공통과목 표준점수가 줄어들면 문제가 일부 완화할 수는 있지만, ‘문과침공’의 확실한 영향력인 선택과목들의 표준점수 차는 여전하고, 특히 수학에서는 이번에도 표준점수 차가 확인된다”고 말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의도적인 난이도 조절이 어려우므로 실제 수능에서도 이런 경향이 이어질 거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모의평가에서는 문제 유형과 문항 배치 등 출제경향도 상당 부분 달라졌다. 수학에서는 고난도 문제 위주로 구성됐던 주관식 문항들이 비교적 쉬워졌다. 공통수학에서는 기존에 킬러문항이 자리한 15번 문항보다 13번, 14번 문항이 어렵게 출제됐다.
국어와 영어에서는 ‘매력적인 오답’을 많이 제시하는 등 선택지 난도가 상승했다. 종로학원 표본조사 결과 정답률이 38.4%인 국어 27번 문항에서 40.6%가 오답인 3번을 골랐다. 정답률 33.6%였던 15번 문항도 31.0%가 4번 선지를 골랐다. 임성호 대표는 “초고난도 문제는 학습 비중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고, 오답의 원인을 명확히 특정하고 이와 유사한 문항을 반복해 풀어보는 것이 도움 될 것”이라고 했다.
김나연 기자 ny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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