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 역할론` 나경원 "국회가면 신뢰 정치 만들 것…野, 윤미향에 단호해야"
김종인 前비대위원장 '나경원 원희룡 흘러간 물'엔 "국민께서 판단" 선 긋기
"김태우 없인 환경부 블랙리스트 처벌도 없었다" 강서구청장 재공천 주장도
나경원(60) 국민의힘 전 의원은 7일 "현재 대한민국 정치가 너무 극단적인 목소리만 보인다"면서도 "어떤 사안은 굉장히 대립할 수밖에 없는 사안이 있지만 최소화하고 조화롭게 갈등을 조정할 역할을 하는 중진들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라고 '여당 중진 역할론'을 피력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YTN오전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인터뷰에서 "공천도 그렇고 이게 중진도 있어야 되고 초선도 신인도 있어야 되고 노장(老將)도 필요하고 조화롭게 가야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제가 다시 국회에 가면 대한민국 정치가 여야를 떠나 국민들로부터 더 사랑받는, 신뢰받는 정치를 만들어보고 싶다"며 "한편으로 지역의 굵직한 현안들은 역시 여당의 중진이 한다면 훨씬 해결하기 좋겠다"고 부연했다.
나 전 의원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정책싱크탱크 겸 사단법인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PACT) 창립 행사를 가지면서 김기현 지도부와 전·현직 의원 50여명,수백명의 참석자를 모으는 등 관심을 집중시켰다. 여의도 정치 재개란 해석도 나왔지만, 그는 이후 서울 동작구을 당협위원장으로서 '지역 챙기기' 활동에 주력해왔다. 그러면서도 SNS 글마다 #(해시태그)와 함께 "여당중진"을 강조하는 등 재기 의지를 보여왔다.
나 전 의원은 지난달 24일 보수 포럼 특강에 나선 원희룡(59) 국토교통부 장관과 '총선 역할론'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정치공학에 밝은 김종인(83)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9일 SBS방송 인터뷰에서 '나경원·원희룡 역할론'에 "이미 다 지나간 얼굴을 갖고 국민에게 새로운 지지를 받는다는 건 착각도 보통 착각이 아니다"고 혹평했다. 그는 '수도권 위기설' 관련 "긴박성을 따질 것 같으면 (야당보다) 여당이 더 위기"라고도 했다.
두 인물의 역할론은 그 다음날(30일) 홍준표(69) 대구광역시장이 SNS에 "나모, 원모는 흘러간 물이다"면서도 "흘러가다 보면 '더 큰 물레방아'를 만날 수도 있다"고 평하면서 회자됐다. 홍준표 시장은 "어찌 '썩은 물'이 흘러간 물을 탓할수 있나"라는 말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쪽을 한층 크게 비틀었다. 이날 나 전 의원은 라디오 진행자의 김 전 비대위원장 언급 관련 물음에 "그건 유권자들께서 판단하실 것"이라고 받아 넘겼다.수도권 위기가 더불어민주당 쪽도 만만치 않다는 시각도 드러냈다. 나 전 의원은 "저희도 고쳐야겠지만 민주당 모습은 정말 안타깝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단식에 "'뜬금없다'는 말씀들도 많이 하시지만 그 내심은 지금 형사사법 절차하고 다 얽혀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 문제 해결이 민주당 평가의 기준점이 될 것이라며 "(거액 코인 보유) 김남국 의원 윤리위 징계 부결, 무늬만 무소속인 윤미향 의원 행태"도 리스크에 해당한다고 짚었다.
나 전 의원은 "민주당이 정말 대한민국 헌법 가치를 중요히사는 진보정당이라 할 수 있냐에 국민께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늘 정치는 건강한 양당이 있어야지만 발전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미향 사건을 그냥 넘기는 건 안타까운 걸 넘어 헌법을 파괴하는 것에 동조하는 것"이라며 "조총련(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행사 참석이 많은 일본 시민단체 중 하나라는 식으로 변명하는데, 우리 정부에 '남조선 괴뢰도당'이라 그러는데 그냥 앉아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건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가 아니라 국민으로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이 사건을) 유야무야하는 건 민주당의 친북적인 행태를 우리가 비판한 것에 할 말이 없어진다. 헌법가치를 지키는 부분에 단호해야 된다"고 촉구했다. 지난 제20대 대선 투표일 사흘 전 진보매체 뉴스타파를 통해 '대장동 사업 폭리'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의 허위인터뷰 녹취가 보도됐다는 논란엔 "이회창 총재 선거 때 김대업 병풍조작보다 더 나쁜 희대의 대선공작"이라고 당론에 가세했다.
나 전 의원은 "실질적으로 언론이 (윤석열 대통령후보에게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무마 프레임에 씌운 데 대한) 이쪽의 반론은 전혀 보도를 안한 것이고 그 보도 과정에서 그 언론사의 고위간부(신학림 당시 뉴스타파 전문위원·전 언론노조 위원장)에게 1억6500만원이란 돈을 건넸고, 있지도 않았던 사실을 거꾸로 뒤집어 보도한 것"이라며 "다시는 아예 꿈도 꾸지 못하도록 철저한 수사는 물론 죄를 물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나 전 의원은 검찰 수사관 시절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실 구(舊) 여권 비리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한 뒤 정계에 입문한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이 '공무상 비밀누설죄' 징역형으로 구청장직을 상실, 보궐선거에 재도전하는 데 대해 "공천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김태우 전 구청장은 정말 억울하게 형을 받았다. 제가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맡고 제일 처음 있었던 사건이 김 전 구청장이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으로서 양심선언한 사건"이라고 떠올렸다. 윤 대통령이 김 전 구청장을 '공익신고자'로 간주해 지난 8·15 특별사면 때 사면·복권시킨 것과 궤를 같이한다.
나 전 의원은 "김 전 구청장이 아니었으면 환경부 장관 블랙리스트(2018년초 김은경 장관 체제 환경부가 전임 정권 임명인사들을 겨냥해 만들어 특감반에 건넨 '산하기관 임원 사퇴 동향' 문건) 사건이 세상에 나올 수도 없었다. 환경부 장관 결국은 실형 받지 않았나. 저희가 그걸 고발했다"며 "김 전 청장이 없었으면 유재수 전 부산 경제부시장 뇌물과 관련된 (감찰 무마)사건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김 전 구청장 명예회복을 위해서도 정의구현을 위해서도 공천하는 게 맞고 당연히 강서구민께서도 현명하게 잘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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