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던 삶의 한 자락…신간 '나의 시간을 안아주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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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자전거 하나에 앞뒤로 타고 동네를 달렸다. 특히 좋아했던 노래는 인순이가 피처링한 조PD의 '친구여'였다. 오빠는 조PD의 랩 부분을, 나는 인순이의 노래 부분을 신나게 따라 불렀다. 그렇게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싶은 대로 달리는 날에는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었다."
통일로 주변 1번 국도에 위치한 1기 신도시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작가 보배가 가장 행복했던 세월을 떠올리며 쓴 글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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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우리는 자전거 하나에 앞뒤로 타고 동네를 달렸다. 특히 좋아했던 노래는 인순이가 피처링한 조PD의 '친구여'였다. 오빠는 조PD의 랩 부분을, 나는 인순이의 노래 부분을 신나게 따라 불렀다…. 그렇게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자전거를 타고 달리고 싶은 대로 달리는 날에는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었다."
통일로 주변 1번 국도에 위치한 1기 신도시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작가 보배가 가장 행복했던 세월을 떠올리며 쓴 글의 일부다. 1990년대에 태어난 저자는 논밭이 있고, '거 광철이 딸 아니냐'라고 하면 길을 가다가도 배꼽 인사를 해야 했던 작은 동네에서 자랐다.
그는 쌍둥이 오빠와 함께 자전거를 탔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자유로움과 행복으로 넘쳤던 그날을 가장 행복했던 시기로 기억했다. 저물녘의 연한 빛깔, 선선한 바람, 흩날리는 머리칼이 푸른 벼처럼 건강하고 힘이 넘쳤던 유년 시절 말이다.
문화예술 강사인 김상래는 가장 인상적인 장소로 어린 시절 가족이 함께 모여서 수다를 떨던 마루를 떠올렸다. 백설기를 만들고, 여름철이면 복숭아를 먹고, 아버지가 기분 좋게 술을 자신 날이면 통닭집에서 사 온 튀긴 닭을 중심으로 온 가족이 동그랗게 둘러앉아 '아빠하고 나하고 만든 꽃밭에'를 부르며 맛있게 먹었던, 유년의 기억이 가득했던 곳이다.
작가 허태준은 방황하던 20대를, 변호사 정지우는 자녀를 키우며 빡빡한 삶을 이어가던 중년을 '인생의 한때'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들은 언젠가 맞을 노년을 상상해 보기도 한다.
신간 '나의 시간을 안아주고 싶어서'(멜라이트)는 사회복지사, 강사, 선생님, 변호사, 게임 회사 대표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12명의 저자가 인상적인 '인생의 시절'들을 그려낸 에세이다. 1970년생부터 1999년생까지 포진한 저자들은 유년, 청춘, 중년, 노년 등 인생의 '춘하추동'을 관조하며 사랑과 상처, 치유의 서사를 들려준다.
저자 중 한 명인 정지우는 "우리 인생의 모든 시절을 담아낸 책"이라며 "모든 시절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누구든 자신의 '모든 시절'에 대한 이야기로 자연스레 젖어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수록된 서른여섯 편의 글을 읽다 보면, 정말 그런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304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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