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패배' 류현진, 숙제로 남은 피홈런[류현진 다시보기]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시즌 2패째를 기록했다. 뛰어난 완급조절 능력으로 호투를 펼쳤지만 피홈런이 문제였다.

류현진은 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실점 5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5탈삼진을 기록했다.

카를로스 페레즈에게 투런포를 허용한 류현진. ⓒAFPBBNews = News1

이로써 류현진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기존 2.48에서 2.65로 소폭 상승했다. 토론토는 류현진의 호투에도 오클랜드에게 2-5로 패배했다. 류현진은 시즌 2패째를 떠안았다.

이날 류현진을 패전으로 이끈 것은 피홈런이었다. 3회말까지 1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치고 있던 류현진은 4회말 선두타자 브렌드 루커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다. 후속타자 라이언 노다, 조던 디아스를 각각 1루수 땅볼, 우익수 뜬공으로 잠재우며 위기를 탈출하는 듯했지만 카를로스 페레즈에게 좌월 투런포를 허용했다. 3경기 연속 피홈런을 내줬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에서 느린 커브와 체인지업을 던진 후, 패스트볼을 구사하는 완급조절 피칭으로 상대 타자들을 종종 스탠딩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말 페레즈에게도 초구와 2구 체인지업, 4구 커브를 던진 후, 5구 몸쪽 낮은코스로 패스트볼을 승부했지만 홈런을 맞았다.

ⓒMLB.com

이는 완급조절의 한계점을 명확히 드러내는 사례다. 더 느린 커브로 패스트볼의 체감 속도를 높였으나 기본적인 패스트볼의 속도가 느리기에, 상대가 패스트볼을 노리고 있을 경우 장타를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이날 페레즈에게 던진 패스트볼의 구속은 시속 90.5마일(145.6km)에 불과했다. 8월27일 호세 라미레즈에게 내준 피홈런도 시속 87.8마일(141.3km) 패스트볼이었다.

류현진 또한 이러한 사실을 인지한 듯, 이날 경기에서 커터의 비중을 급격히 높였다. 커터는 패스트볼과 비슷한 피치터널을 유지하다 짧고 날카롭게 꺾인다. 투심 패스트볼과 함께 배트 중심을 빗겨가는 데 효과가 있는 구종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 시즌 평균 13%만 던졌던 커터 비중을 30%(23개)까지 끌어올렸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패스트볼을 던지는 시기에 피홈런을 결국 내주고 말았다. 가운데 몰린 실투가 아닌 몸쪽 보더라인에 걸치는 공이었다. 완급조절로 타이밍을 흔들고 뛰어난 제구력, 커터의 비율을 늘리며 온갖 힘을 다했지만 끝내 피홈런을 맞은 셈이다. 류현진이 호투를 펼쳤지만 다시 한번 '피홈런 억제'라는 숙제를 안게 됐다.

류현진.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