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으로 옮겨붙은 미중 안보전쟁…中 '공무원은 쓰지마'
중국서 아이폰 판매 최대 1천만대 감소 전망돼 애플 주가 급락
화웨이·틱톡 등 중국 기업 잇따른 규제 '한계치 넘어' 판단한 듯
미국 제재 뚫고 출시한 화웨이 신형 스마트폰 판매 독려 목적도
미국이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중국도 맞대응 차원에서 같은 이유로 미국 최대 IT기업 애플의 아이폰 사용 제한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자국 기업에 대한 제재가 한계치를 넘어섰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관측되는데, 당장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의 판매 감소가 예상되며 애플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파장이 만만치 않다.
中 조치로 최대 1천만대 판매 감소 전망도…애플 주가 급락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현지 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중앙정부 공무원들이 몇 주 전부터 '아이폰을 비롯한 외국 브랜드 기기를 업무용으로 사용하거나 사무실로 가져오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WSJ는 그러면서 "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려는 중국 당국의 최신 시도"라며 "중국은 해외에 유통되는 민감한 정보의 흐름을 제한하려고 하고 있다"고 의도를 분석했다.
중국 측이 이에 대한 사실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장이 가장 먼저 반응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시에서 애플의 주가는 전거래일 보다 3.58%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3조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애플의 총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19%를 차지할 정도로 최대 시장이기 때문이다. 화웨이 등 중국 브랜드들은 미국 정부의 반도체 수출 제한 등으로 그동안 고사양 스마트폰을 내놓지 못했고, 아이폰은 자연스럽게 중국 고사양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했다.
실제로 지난해 애플의 중국 매출은 742억달러(약 99조원)로 10년 전인 2012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하는 등 미중 갈등 국면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아이폰에 대한 중국의 제재가 현실화 될 경우 애플의 매출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실제 이러한 제재가 확대 시행될 경우 500만~1000만대 규모의 판매 감소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中 기업 제재 '한계치 넘어' 판단…화웨이 신제품 출시도 한몫
중국은 지난 5월 미국의 반도체 제조기업 마이크론의 제품 구매 중단 조치를 취하기도 했지만, 이는 애플과 성격이 다르다. 마이크론은 미국이 중국에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는 업체인데다, 그동안 중국 반도체 업체와의 소송전에 앞장서는 등 중국 정부로부터 미운털이 박혀있었다.
그러나 애플의 경우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몇 안되는 미국 기업이다. 올해 초 중국을 방문한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애플과 중국은 '공생관계'라며 러브콜을 보냈다. 또, 애플 최대 협력사인 대만 폭스콘을 비롯한 여러 기업들이 중국에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이 애플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조치를 내놓은 것은 안보상의 이유, 즉 디리스킹(위험제거)을 명분으로 중국 기업을 옥죄는 미국의 제재가 한계치를 넘어섰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중국 최대 IT기업인 화웨이를 지난 2019년부터 제재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화웨이는 첨단 반도체를 공급받지 못해 지난 4년여간 제대로된 고사양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못하는 등 여러 사업부문에서 타격을 받았다.
올해 초에는 역시 안보상의 이유를 들어 연방정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중국산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의 사용을 금지시키는 등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를 더욱 고도화시키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조치로 보인다.
이와함께 최근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뚫고 자체 기술로 생산한 7nm급 반도체를 탑재한 고사양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Mate 60 Pro)를 4년여 만에 출시한 것도 이번 조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사실상 아이폰의 대체재가 없었던 중국 고사양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가 모처럼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자국 브랜드 사용을 독려하려는 의도도 깔린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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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CBS노컷뉴스 임진수 특파원 jsl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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