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생존율 2배 높인 韓 의사…"재테크할 시간 없어요, 환자만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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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할 시간 이런 건 없어요. 환자한테 어떤 약을 개발하고 쓰면 좋을지 연구하느라 머릿속이 항상 바빠요. 신약 개발은 환자를 돌보는 것이라 생각해요. 저한테는 진료도 단순 일이 아닌 환자를 위한 연구 중 하나예요."
12년 만의 새 치료법으로 전 세계 담도암 환자의 2년 생존율을 2배로 높인 오도연 서울대학교병원 종양내과 교수(51·사진)의 말이다.
임핀지로 담도암 환자의 재발을 줄이는 것 등과 관련한 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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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할 시간 이런 건 없어요. 환자한테 어떤 약을 개발하고 쓰면 좋을지 연구하느라 머릿속이 항상 바빠요. 신약 개발은 환자를 돌보는 것이라 생각해요. 저한테는 진료도 단순 일이 아닌 환자를 위한 연구 중 하나예요."
12년 만의 새 치료법으로 전 세계 담도암 환자의 2년 생존율을 2배로 높인 오도연 서울대학교병원 종양내과 교수(51·사진)의 말이다.
담도암은 간에서부터 십이지장까지 이어지는 담즙이 이동하는 통로인 담관과 담즙을 저장하는 담낭에 발생하는 악성종양이다. 초기에 뚜렷한 증상도 없어 조기발견이 어렵다. 진단 당시 수술이 가능한 상태로 발견되는 환자는 20~30% 정도에 불과하다. 간흡충증(간디스토마, 기생충에 의한 감염)이 담도암 발생 원인 중 하나라 아시아권과 하천 유역, 국내에서는 낙동강 인근 지역에서 발생률이 높은 편이다.
아시아권에서 주로 발생하다 보니 서구권 중심의 다국적 제약사에선 담도암 약 개발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이었다. 수술이 어려워 항암치료를 해야 하는 담도암 환자를 위한 1차 표준치료법은 2010년부터 쓰인 '젬시타빈-시스플라틴' 항암화학요법뿐이었다.
이에 담도암과 위암, 췌장암 분야의 국내 권위자인 오 교수는 아이디어를 냈다. 다국적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항암제로 폐암 치료에 쓰이던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를 담도암 치료에 활용하는 것이다. 그는 2017년부터 아스트라제네카와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임핀지와 트레멜리무맙을 병용한 임상 2상 연구를 수행한 후 2019~2021년 임핀지와 기존 항암화학요법을 병용하는 글로벌 3상 임상을 총괄연구책임자로 이끌었다. 한국인이 글로벌 임상시험의 책임자가 되는 일은 드문 사례다.
오 교수는 3상 연구를 통해 임핀지 투여 시 전체적으로 생존율이 20% 개선됨을 확인했다. 2년 시점에서 임핀지 투여군의 상대생존율은 24.9%로 위약군 10.4% 대비 2배 이상 높다. 무진행 생존기간(질병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 환자가 생존하는 기간)의 중앙값은 임핀지군이 7.2개월로 위약군 5.7개월 대비 25% 개선됐다. 이 치료법은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지난해 11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아 담도암 1차 표준치료법으로 인정받았다. 담도암 치료시 임핀지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은 현재 정부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오 교수는 "12년 만에 새 치료의 길을 연 것이 의미 있다"며 "임상에 참여한 환자분들이 임핀지로 잘 치료를 받고 계시는 것을 보면 스스로 많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현재도 오 교수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임핀지로 담도암 환자의 재발을 줄이는 것 등과 관련한 연구다. 이는 환자를 위한 것이기도 하다. 오 교수는 "임상 연구를 하면 4~5년 뒤 표준치료법이 될 것을 환자에 미리 적용해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고, 환자에게 신약을 공짜로 주는 등의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항상 의학분야의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 다양한 암종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관찰하고 이를 주 치료 영역에 어떻게 접목시킬지 고민한다"며 "신약을 잘 개발해서 환자의 생존 기간을 더 늘리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스트라제네카에 따르면 폐암과 담도암, 간세포암에 적응증이 있는 임핀지의 국내 매출은 증가세다. 2020년 245억원에서 2021년 471억원, 지난해 524억원, 올해 상반기 331억원을 기록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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