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새 2년치 '물폭탄'…불타던 그리스, 물에 잠겼다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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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극심한 폭염과 가뭄으로 신음한 그리스에 전례 없는 폭우가 쏟아졌다.
폭풍 다니엘이 몰고 온 폭우에 그리스 각지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다니엘의 영향으로 이틀 전부터 폭우가 내리면서 그리스 중부 지방이 물폭탄을 맞았다.
그리스와 인접한 튀르키예와 불가리에서도 폭우 피해가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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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극심한 폭염과 가뭄으로 신음한 그리스에 전례 없는 폭우가 쏟아졌다. 폭풍 다니엘이 몰고 온 폭우에 그리스 각지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인접 국가인 불가리아와 튀르키예 등에서도 사상자가 발생했다. 한편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와중에 올여름(6~8월) 지구는 가장 뜨거웠던 것으로 조사됐다.
6일(현지시간) AFP통신·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다니엘의 영향으로 이틀 전부터 폭우가 내리면서 그리스 중부 지방이 물폭탄을 맞았다.
중부 필리온의 한 마을에는 전날 자정부터 오후 8시45분 사이 754㎜ 이상의 비가 쏟아졌다. 그리스 마그네시아 산악지대는 24시간 동안 600~800㎜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그리스의 평균 연간 강우량이 약 400㎜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하루 만에 2년치 비가 쏟아진 셈이다. 그리스의 기상학자인 디미트리스 지아코풀로스는 AFP에 "1955년 기상데이터 수집 이래 이같은 전례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번 폭우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은 수도 아테네에서 북쪽으로 300㎞ 떨어진 볼로스다. 홍수로 마을 곳곳이 물에 잠겼고, 폭우로 지반이 약해진 탓에 도로와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그리스 당국은 이날 하루에만 2000여 건 이상의 구조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경찰은 볼로스와 그 인근 지역인 필리온, 스키아토스섬 등의 통행을 금지했다. 바실리스 키길리아스 그리스 시민보호청 청장은 시민들에게 "출퇴근하지 말고 조심하라"며 당국의 지시에 따를 것을 호소했다.
그리스와 인접한 튀르키예와 불가리에서도 폭우 피해가 잇따랐다. 그리스에서 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을 포함, 이들 3개국에서 최소 14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폭우가 7일 오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보돼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스는 이번 여름 산불과 지난한 사투를 벌였다.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열파와 극심한 가뭄으로 크고 작은 산불이 연이어 발생했다. 지난달 19일 시작돼 2주 넘게 이어진 산불은 유럽연합(EU) 관측 사상 최악의 피해를 기록했다. 20명 넘는 사망자가 나왔으며, 서울과 미국 뉴욕보다 넓은 면적이 불에 타 사라졌다.
이 산불은 이번 폭우의 원인으로도 지목된다. 폭염과 산불로 인해 유럽 대륙이 '열돔'에 갇히면서 지중해에서 수증기를 끌어와 폭우가 쏟아지게 됐다는 것이다. 열돔은 고기압이 강한 세력을 유지하면서 뜨거운 공기를 마치 돔(반구형 지붕)처럼 가두는 현상을 말한다. 더불어 폭염으로 수온이 평년보다 높아지면서 폭풍은 더 강해지고 육지에 폭우가 내리는 빈도도 잦아졌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는 산불과 폭우 모두 기후변화에 따른 것이라며 "이는 극단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리스뿐 아니라 지구촌 전체가 올해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을 보냈다.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 6~8월 지구 표면 온도가 16.77도를 기록해 1940년 집계 이래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이 기간 종전 평균 온도보다 0.66도 높은 것이다. 특히 올해 7월은 역대 가장 더운 달로 8월은 역대 두 번째로 더운 달로 기록됐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기후 붕괴가 시작됐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우리의 화석연료 중독이 초래할 결과를 경고했다"면서 "온도가 오르는 만큼 우리의 행동 대응이 늘어야 한다.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박가영 기자 park0801@mt.co.kr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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