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의회 민주당, 오송 참사 책임 이범석 시장 맹폭

안영록 2023. 9. 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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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질문서 당일 행적·책임 소재 등 추궁
李 "관계기관 명확해 市 책임 없다 생각"

[아이뉴스24 안영록 기자] 더불어민주당 충북 청주시의원들이 7일 이범석 청주시장을 향해 맹폭을 가했다.

지난 7월 15일 발생한 오송 궁평2 지하차도 참사와 관한 것인데, 민주당은 당시 이 시장의 행적과 부실대응 등을 꼬집었고, 이 시장은 공식 석상에서 처음으로 반론을 펼쳤다.

민주당 박승찬 의원은 이날 열린 81회 임시회 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7월 15일 오전 6시30분과 오전 10시30분 비상대책회의에서 컨드롤타워 구축을 두 번이나 요구했는데 이유가 무엇이냐”며 “청주시 위기 대응 매뉴얼 상 재난 상황 최종 책임자는 청주시장인데 컨트롤타워 구축 지시가 이 역할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고 질의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승찬 의원(오른쪽)과 이범석 청주시장이 7일 열린 81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주시의회]

그러면서 “당일 오전 2시15분 청주시는 비상근무 3단계를 발령했다. 이후부터 청주시장 일정을 말해 달라”며 “참사 책임이 공무원에게만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이고, 구체적인 책임 인식과 행동 계획이 있냐”고 물었다.

답변에 나선 이 시장은 “당시 청주시 곳곳에서 발생하는 재난 상황을 즉시 공유해 신속 대응해야 했다”며 “총괄부서인 안전정책과를 중심으로 인력 동원, 장비 운용 등을 빠르게 추진하기 위해 TF(태스크포스)팀 구성을 지시했다. 신속 대응과 재난 컨트롤 기능 강화를 위한 것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호우경보 발령 전 비상 3단계로 격상하면서 43개 읍·면·동을 포함한 417명이 비상근무를 시작해 선제적으로 주민을 대피시킬 수 있었다”며 “무심천‧미호강 범람에 대비한 대시민 재난문자 발송, 재난예경보 방송송출 등 재난 상황을 시민들과 관계기관에 알리고자 노력했다. 상황이 심각했던 모충동 등 무심천 일원을 점검했다”고 부연했다.

민주당 한재학 의원도 이 시장에게 “7월 15일 오전 4시10분 미호천교에 홍수경보가 발령됐다. 이 시기 재난관리본부는 어떤 조치와 지시를 내렸고, 시장은 어디 있었나”라며 “참사 발생 시점인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50분까지 어디서 무얼 했고, 보고를 받고 왜 즉각 현장을 찾지 않았나”라고 행적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다.

이 시장은 “비상 3단계 발령 후 미원면 달천 인근 마을, 모충동·운천신봉동 등 저지대 침수지역에 대해 선제적 주민대피 조치를 했다”며 “대책회의를 주재했고, 저지대 침수로 상황이 심각했던 무심천 일원의 현장을 지휘했다”고 답했다.

이어 “오송 참사 최초 보고는 오전 9시40분 비서실장으로부터 받았다”며 “이미 부시장이 현장으로 출발했기에 부시장과 흥덕구청장에게 현장 파악 및 대응을 지시했고, 이후 상황이 심각해져 무심천 일원 현장 점검을 마치고 바로 (오송 참사) 현장으로 출발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한재학 청주시의원. [사진=청주시의회]

오송 참사에 대한 청주시장의 법적 책임을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한 의원이 이 시장에게 “유가족들은 이태원 참사와 오송 참사가 닮은꼴이라고 하는 데 동의하나. 법적 책임은 느끼는지”라고 묻자 이 시장은 “동의하지 않는다. 법적 책임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맞받아쳤다.

이 시장은 “이태원 참사는 관할 구청의 책임이 크지만, 오송 참사는 관리청과 발주청 등 관계기관이 명확히 나뉘어 있다”며 “관리청의 책임이지 시의 책임은 아니라고 본다”고 못 박았다.

최근 유가족들이 청주시청을 찾아와 시장 면담을 요구했으나 제지당한 일도 거론됐다.

한 의원은 “유족들이 시청에 왔을 때 시장실에 있었으면서도 왜 만나주지 않았나”라며 “최근 이뤄진 면담에서도 ‘유가족 요청에 의한 면담’이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안다”고 이 시장을 압박했다.

이에 이 시장은 “유가족 면담은 사고수습 대책기관(충북도)으로 일원화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유가족이 면담을 요구해 일정을 잡아 만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청을 무단으로 침범하는 상황에서 면담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유족만 있었다면 만났겠으나, (유가족이) 아닌 사람이 너무 많았고, 정리를 한다고 해서 해결될 상황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이 시장은 한 의원이 요구한 원인 규명, 재발방지 대책 수립, 유가족‧생존자 일상회복 지원, 백서 발간 등에 대해서는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7월 15일 오전 8시40분께 흥덕구 오송읍 미호천교 임시제방이 집중호우로 붕괴하면서 인근 궁평2 지하차도가 침수돼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이 시장은 사고 발생 45일 만인 8월 29일 참사 유가족들과 만나 면담했다.

1일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오송 지하차도 참사 희생자 추모 위령제(49재) 모습. 2023. 09. 01. [사진=뉴시스]
/청주=안영록 기자(rogiy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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