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124승 레전드가 138위 꼴찌 수모 ‘코리안특급’ 박찬호, 열정 가득한 아마추어로 돌아가야[SS 현장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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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특급'이 프로골프 도전사를 재개했다.
2021년 4월 군산CC 오픈을 시작으로 네 차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정규투어 대회에 출전해 모두 최하위로 컷탈락했다.
골프에 대한 열정은 높이사지만, 1타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프로골프 선수들의 경쟁 무대에 레크리에이션 골퍼인 박찬호가 출전하는 것에 비판적인 시선이 강했다.
이번대회는 코리안투어와 아시안투어, 일본골프투어(JGTO) 상위 랭커 135명에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인 조우영, 장유빈에 박찬호까지 138명이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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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영종도=장강훈기자] ‘코리안 특급’이 프로골프 도전사를 재개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최하위로 출발했다. 답답한 표정으로 “골프 정말 어렵다”면서도 “또 배움이 있었다”고 애써 위안 삼았다.
메이저리그(MLB)에서 아시아인 최다승인 124승을 따낸 레전드 투수 출신인 박찬호(50)는 은퇴 후 골프 삼매경에 빠졌다. 2021년 4월 군산CC 오픈을 시작으로 네 차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정규투어 대회에 출전해 모두 최하위로 컷탈락했다.
골프에 대한 열정은 높이사지만, 1타로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프로골프 선수들의 경쟁 무대에 레크리에이션 골퍼인 박찬호가 출전하는 것에 비판적인 시선이 강했다. 코리안투어 인기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보다 현저히 떨어진다더라도 대회장은 신성한 영역이라는 관념에 반하는 처사여서다. MLB경기에 야구광인 다른 종목 선수가 1일 선수로 등록해 플레이한다면, 비판적인 시선에 그치지 않는다.
종목 특성이 다르다고는 하나, 대회 흥행카드로 박찬호를 선택했다면, 대단히 잘못된 판단이다. 박찬호는 “신한은행 진옥동 회장과는 30년가량 된 인연이다. 사원으로 입사해 회장에 취임했다는 얘기를 듣고 축하인사를 나누다 대회 출전 제의를 받았다. 선수들에게 민폐일 수 있어 고사했는데, 선수들도 반겨줄테니 흥행을 위해 출전해달라고 부탁하셔서 도전했다”고 밝혔다.
회장 추천이라고 무턱대고 대회에 나설 수는 없다. 일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박찬호는 대한골프협회(KGA)가 발행하는 핸디캡 3이하 공인 인증서를 받았다. 타이틀 스폰서 초청선수 자격에 부합하는 요건이다. 핸디캡 3라면 레귤러 티에서 플레이할 경우 파72 기준 75타를 평균으로 친다는 의미다. 아마추어에서는 상급자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프로대회는 블랙티에서 샷한다. 레귤러 티보다 길게는 50m가량 뒤에서 티샷한다는 의미다. 박찬호는 7일 인천 영종도에 있는 클럽72 오션코스(파72·7204야드)에서 열린 제39회 신한동해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 1개를 잡았지만 보기 4개와 더블보기 2개, 트리플보기 1개, 퀸튜블보기((정규타수보다 5타 오버) 1개로 15타를 잃었다. 15오버파 87타는 오후 3시 현재 138위다. 이번대회는 코리안투어와 아시안투어, 일본골프투어(JGTO) 상위 랭커 135명에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인 조우영, 장유빈에 박찬호까지 138명이 출전했다.
다섯 번째 코리안투어 도전에도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한 박찬호는 “현역 때도 그랬지만 초구가 제일 어렵다”며 낮은 티샷 정확도 애를 먹었다고 밝혔다. 그는 “살도 빠지고, 몸이 예전같지 않아서 대회 직전 드라이버 샤프트를 가벼운 것으로 교체했다. 생각한 것보다는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프에서 어떻게 샷해야하는지, 클럽에 몸을 맞추는 게 아니라 몸에 맞는 클럽을 써야하는지 등을 배웠다”면서 “함께 플레이한 선수들이 ‘괜찮다’ ‘힘내라’는 등 응원해주셨고, 갤러리도 버디(7번홀)했을 때 나보다 더 좋아하시는 등 새로운 경험도 했다”고 돌아봤다.
처참한 성적이지만, 포기할 뜻은 없다. 그는 “아내는 좋아하지 않지만, 골프에 대한 열정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프로가 되기 위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며 “2라운드는 10오버파 미만을 목표로, 오늘 퀸튜블보기 수모를 안긴 15번홀(파4)을 파로 잡아 지옥에 넣는 것을 목표로 준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프로 수준이 ‘넘사벽’이라는 것을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느낀 박찬호는 “내가 알던 것보다 훨씬 많은 아마추어대회가 있더라. 앞으로는 그런 대회에 출전해 프로가 되겠다는 꿈에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마추어 챔피언 자격으로 당당히 코리안투어에 출전하는 박찬호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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