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360 APAC] 디지털국가 실현 위해서는 개방·융합 바탕 포용적 협력 필수
세계 모바일·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주요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로운 디지털 시대 준비와 미래 네트워크 혁신을 모색했다. 역대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린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에서는 차세대 통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망 이용대가 등 글로벌 ICT 현안을 심도있게 다뤘다.
'개방된 디지털 국가 선도'를 주제로 진행된 오프닝 기조연설에서는 줄리안 고먼 GSMA APAC 대표를 비롯해 마츠 그란리드 GSMA 사무총장,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관, 김영섭 KT 대표, 김우준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장, 양지에 차이나모바일 회장 등이 연사로 나섰다. 이들은 단순 모바일 통신을 넘어 사회 변혁을 일으킬 디지털 혁신 기술을 강조했다.
◇디지털 혁신 중심지 한국 성과에 세계가 주목
박윤규 과기정통부 차관은 “한국은 CDMA를 최초로 상용화했고 5G에서도 리더십을 가진 국가”라며 “정부는 K-네트워크 2030 전략을 중심으로 6G 조기 상용화를 지원하고, 위성통신·양자 등에서도 연구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2026년 주요국 통신사, 제조사, 정부 관계자를 초청해 프리-6G 기술을 시연할 계획이다. 대규모 민관 합동 투자를 통해 개발한 6G 연구 성과를 전세계에 알리고 6G 국제표준 주도권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박 차관은 “디지털 기술로 네트워크 산업도 기존 하드웨어 중심에서 지금은 소프트웨어·클라우드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면서 “전통적 통신사업자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기업이 참여해 표용적 협엽적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박 차관은 “통신 네트워크로 구축된 디지털 생태계는 우리 사회를 빠르게 바꾸고 있고 지난해 말 공개된 챗GPT는 AI가 이제 실험실 밖으로 나왔다는 충격을 줬다”면서 “한국은 첨단 네트워크 기술 개발을 주도할 뿐 아니라 새로운 디지털 질서 규범을 마련해 디지털 시대 모범국가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5G가 디지털 대전환 주도
마츠 그란리드 GSMA 사무총장은 태동한지 50년이 된 모바일 통신 네트워크가 전세계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바일 연결은 지역 디지털 전환 핵심이며 5세대(5G) 이동통신이 디지털 대전환 시대 모든 섹터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란리드 사무총장은 한국이 세계적 혁신 중심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진정한 혁신은 서울이 불과 수십년만에 첨단도시가 된 것, 1938년 식료품점에서 시작한 삼성이 세계 최대 전자제품 회사로 거듭난 것, KT가 AI플랫폼에 50억달러를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세계 통신 생태계를 선도하는 아태지역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아태지역은 2030년까지 5G 산업에 2억6000만달러를 투자해 이용자가 14억명까지 늘어날 것”이라며 “모바일 네트워크가 아태지역 GDP에 1조달러를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디지털 접근성 격차 해소를 위한 글로벌 협력도 강조했다. 그는 “두바이에서 열리는 WRC-23는 주파수 스펙트럼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라며 “모바일 부문에서 이용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저대역 주파수 제공과 가격을 낮추기 위한 5G 확장, 6G 후보대역에 대한 의사 결정에 있어 국제사회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기술, 소프트웨어 기반으로 진화
김우준 삼성전자 사장은 “이동통신 네트워크는 사람 간 소통을 넘어 우리 주변 사물과 기기까지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점점 더 복잡하고 규모가 커지고 있는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구축하고 운영하기 위한 해답은 소프트웨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삼성은 40년 이상의 통신 네트워크 전문성을 기반으로 최고 수준 하드웨어 기반 네트워크와 소프트웨어 기반 네트워크를 모두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이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됐다”라며 “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되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혁신성 덕분에 글로벌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삼성전자와 협업을 하려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는 미국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함께 전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 소프트웨어 기반 네트워크 구축에 성공했으며, 영국에서도 대규모 사업자와 상용망 구축을 확대하고 있다”라며 “삼성전자는 무한한 연결성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변화 물결을 이끌어 나가기 위한 여정을 지속할 것”이라 밝혔다.
◇디지털혁신 핵심 요소는 '융합'
양지에 차이나모바일 회장은 '융합된 디지털퍼스트 미래의 혁신방향'을 주제로 연설했다. 양 회장은 디지털혁신의 핵심 동력을 통신기술(CT), 정보기술(IT), 디지털전환(DT) 3대 기술의 융합으로 정의했다. 그는 “전통적 통신기술만 가지고는 디지털 시대의 변화에 효과적 대응이 어렵다”며 “CT의 안정성과 IT·DT의 유연성과 개방성을 활용해 효율을 높이고, 디지털역량에 스마트를 가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이나모바일은 메타버스 기술을 적용한 가상 스포츠 중계기술을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시연할 계획이다. 영상렌더링 기술로 비용을 20% 절감하고, 5G 특화망과 AI를 세탁기 공장에 적용, 생산 비용을 30% 절감했다. CATL도 차이나모바일 기술을 사용해 생산력을 향상하는 등 디지털 기술이 실제 성과를 내고 있는 사례를 소개했다.
양 회장은 “중국에는 뜻을 크게 품으면 외롭지 않고 여러사람이 함께 가면 멀리간다는 속담이 있다”며 “다른 산업의 모든 기업과 협력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섭 KT 대표는 “초기 단계인 스마트시티, 메타버스, 디지털 헬스케어, 에너지 등 영역에서 통신사의 주도권 확보가 필요하다”며 “통신사는 '인프라 퍼스트'의 접근이 아닌 고객 경험을 극대화하는 서비스를 선제적으로 발굴, 제시하는 '디지털 서비스 퍼스트'의 접근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 같은 노력은 단순히 기업의 성장을 넘어 국가의 디지털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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