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최신 폰에 SK하이닉스 칩이?…"제재 이후 거래 안해"

화웨이. / 사진 = 바이두

SK하이닉스가 중국 화웨이의 스마트폰에 자사의 반도체가 사용됐다는 보도에 대해 미국의 대중 제재 이후 거래를 중단했다고 7일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이날 화웨이의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 SK하이닉스의 스마트폰용 D램 'LPDDR5'와 낸드플래시가 사용됐다는 주장에 대해 "화웨이와 거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미국의 수출 규제를 철저하게 준수한다는 것이 당사의 확고한 방침"이라면서 "화웨이 신제품에 당사의 메모리 칩이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곧바로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에 신고했으며 경위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반도체 컨설팅업체 테크인사이트에 의뢰해 화웨이의 스마트폰을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의 제품이 탑재됐다고 보도했다. 테크인사이트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화웨이 스마트폰에 부품을 공급한 예외적인 글로벌 공급업체다.

당초 해외 업계는 미국의 대중 제재 이후 중국 반도체가 14나노(10억분의 1m) 이하 첨단 공정을 생산할 능력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올초 중신궈지(SMIC)가 28나노 레거시(구형) 공정에 집중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 같은 주장에 힘을 더했다.

그러나 화웨이가 7나노미터 공정 프로세서를 적용해 개발한 신형 제품이 출시되면서 글로벌 산업계에 충격을 안겨줬다. 이 공정은 2018년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과 동급의 기술이며, 대만 타이지디엔(TSMC)가 제조 중인 최신 아이폰 칩의 공정인 4나노와 크게 격차가 벌어지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선진 기술을 보유한 미국이나 한국의 기업이 화웨이를 도와준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왔다. 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화웨이의 스마트폰에 적용된 반도체를 중국 SMIC가 개발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제재 위반 사례가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