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독주 막아라'…비장의 '고성능 LFP배터리' 공개한 삼성SDI [IAA 2023]

강지용 2023. 9. 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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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인산·철에 망간을 추가한 'LMFP 배터리' 첫 공개

[아이뉴스24 강지용 기자] 상대적으로 저가형으로 알려진 중국산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자사의 전기자동차에 탑재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늘고 있다. 이원계 LFP 배터리의 시장 점유율 확대로 '한국 배터리 3사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삼성SDI가 공개한 새로운 배터리 제품에 관심이 쏠린다.

5일 독일 뮌헨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3'에서 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삼성SDI]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독일 뮌헨서 열린 세계 최대 모터쇼 'IAA 모빌리티 2023'에서 리튬·인산·철에 망간을 추가한 LMFP 배터리를 4일(현지시간) 최초로 공개했다. 이와 함께 NCM 배터리에서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분쟁 광물' 코발트를 뺀 NMX 배터리도 공개했다. 니켈 비중이 높은 프리미엄 삼원계(NCM·NCA)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해 온 삼성SDI가 저가형 배터리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고성능 배터리 제품이다.

중국 회사들이 세계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차량용 LFP 배터리는 테슬라를 시작으로 현대자동차,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사용하며 입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가용 전기차에 집중적으로 쓰이던 것과 대조적이다.

LFP 배터리는 한국 기업들이 주력하고 있는 삼원계 배터리와 비교해 제조 원가가 저렴하다. 가장 주목받는 장점은 안정성이다. 35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잘 폭발하지 않는다. 화재는 여전히 전기차 업체들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화재 위험성이란 측면에선 LFP 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보다 우수하다. 게다가 LFP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수명도 길다.

다만 LFP 배터리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에너지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때문에 삼원계 배터리 전기차와 동등한 수준의 주행거리를 내려면 더 많은 양의 배터리를 장착해야 한다. 이미 육중한 전기차 무게가 더욱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또 겨울철 등 기온이 낮은 환경에서 주행가능 거리가 급격히 줄어든다는 것도 큰 문제다.

5일 독일 뮌헨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2023'에서 삼성SDI가 전고체 배터리와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삼성SDI]

그러나 최근에는 LFP 배터리의 태생적인 한계를 보완한 제품들의 출시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특히 망간을 혼합한 LMFP 배터리는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비슷한 가격으로도 에너지 밀도를 15~20%가량 높일 수 있다. CATL과 BYD 등 중국 업체들도 유사한 기술을 적용한 LFP 기반 배터리를 개발해 상용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삼성SDI가 선보인 제품들도 원가가 코발트의 30분의 1 수준인 망간을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충분히 갖출 수 있어 전 세계 LFP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중국 배터리 업체와 경쟁할 비장의 무기로 꼽힌다.

손미카엘 삼성SDI 부사장은 앞서 지난 7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볼륨, 엔트리향으로 NMX와 LFP를 개발 중"이라며 "프리미엄의 포기가 아닌 최상단 프리미엄부터 볼륨, 엔트리까지 폭넓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자 한다"고 배경을 전한 바 있다.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보급형 전기차 시장이 경차·소형SUV·세단 등으로 세분화되고 가격 민감도가 증대됨에 따라 탄력적인 배터리 용량 제공을 통해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SDI가 18일에 개최한 'Tech & Career Forum'에서 최윤호 사장이 환영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아울러, 이 자리에서 공간 효율화를 통해 성능과 안전성을 강화한 배터리 폼팩터도 공개했다. 배터리 셀 상단에 위치한 양극단자와 음극단자를 측면으로 옮겨, 상하부에 냉각 시스템을 추가할 수 있게 설계해 열에 대한 안전성을 강화한 형태의 배터리다. 또한 배터리 셀 내부 전류 경로를 최소화해 공간 효율화를 통해 성능을 극대화했다.

현장을 찾은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 업체와 공급 업체의 본고장인 유럽 지역은 미래 전기차 산업을 선도할 중요한 시장"이라며 "유럽의 주요 고객사들과 긴밀히 협력해 유럽에서 달릴 전기차에 최고의 품질과 안전성을 갖춘 배터리를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지용 기자(jyk8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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