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자유" 50년 만에 강간범 누명 벗자…판사도 검사도 고개 숙였다

홍효진 기자 2023. 9. 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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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숨을 쉴 수 있겠네요."

10대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약 50년 전 유죄 판결을 받은 흑인 남성이 자신의 72번째 생일날 무죄를 인정받았다.

6일(현지시간) CNN,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전날(5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대법원 판사 앤 E. 미니한은 레너드 맥(72)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무죄 판결 이후 맥은 성명을 통해 "이제야 진실이 밝혀졌고 저는 마침내 숨을 쉴 수 있게 됐다. 마침내 자유로워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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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번째 생일날 무죄 밝혀져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레너드 맥(72)이 약 50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이노센스 프로젝트'(Innocence Project) 홈페이지

"이제야 숨을 쉴 수 있겠네요."

10대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약 50년 전 유죄 판결을 받은 흑인 남성이 자신의 72번째 생일날 무죄를 인정받았다.

6일(현지시간) CNN,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전날(5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州) 대법원 판사 앤 E. 미니한은 레너드 맥(72)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은 맥의 72번째 생일이기도 했다.

앞서 맥은 48년 전인 1975년 5월22일 뉴욕 웨스체스터 카운티의 한 마을에서 발생한 여고생 성폭행 사건 관련 유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여고생 2명이 총을 들고 있던 남성에게 붙잡혀 숲으로 끌려간 뒤 성폭행을 당했는데, 맥은 인상착의가 유사하다는 이유로 사건 발생 직후 범인으로 지목됐다.

맥의 알리바이 입증을 위해 증인까지 재판에 출석했지만, 당시 법원은 1급 강간죄와 2급 흉기 소지죄로 맥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맥은 7년 이상 억울한 옥살이를 해야 했다.

맥은 여러 차례 자신은 죄가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판결은 뒤집히지 않았다. 그러나 인권단체 '이노센스 프로젝트'(Innocence Project)의 도움을 받아 함께 재차 무죄를 주장했다. 이노센스 프로젝트는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유죄 판결받은 이들을 구제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후 검찰의 재수사 과정에서 사건 당시에는 없었던 새로운 DNA 검사가 이뤄졌고, 맥이 유죄 판결받은 사건의 진범이 따로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실제 최근 검찰은 사건 진범 A씨를 찾아냈다. A씨의 정체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그는 2004년 웨스트체스터에서 벌어졌던 또 다른 성범죄와도 관련이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뉴욕 지방검찰청에 따르면 A씨는 공소시효 때문에 1975년 범죄로 기소될 수는 없으나, 2004년 성범죄 관련 혐의로 기소돼 현재 구금된 상태다.

앤 미니한 판사는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자리에서 내려와 맥과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과거 법원의 잘못된 판결에 대한 사과의 뜻으로 보인다. 판사는 맥을 향해 "오늘은 당신의 날이고, 당신은 많은 시간을 기다려왔다"며 "우리(사법부)가 하는 일은 이따금 매우 큰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에 잘못된 점을 바로잡은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마리엄 로카 검사는 "웨스트체스터 지방 검찰청을 대표해 사과드린다"며 "맥의 결백이 입증될 수 있었던 것은 맥이 50년간 싸워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죄 판결 이후 맥은 성명을 통해 "이제야 진실이 밝혀졌고 저는 마침내 숨을 쉴 수 있게 됐다. 마침내 자유로워졌다"고 밝혔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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