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이재명에 "북한 쓰레기" 발언 의원 출당 요구

단식 중 이재명 항의 방문...3분 여 만에 쫓겨나

전날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북한 쓰레기” 등 막말을 들었던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7일 단식 중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항의 방문, 해당 의원의 출당 조치를 요구했다.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태 의원이 “오염수 방류를 활용하는 정치 세력은 북한 노동당, 중국 공산당, 대한민국 민주당 뿐”이라고 하자 민주당 의원 사이에서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네” 등의 거친 언사와 고성이 잇따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단식 투쟁 중인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항의방문하다 끌려나가고 있다. 김정록 기자

전날의 험악했던 분위기 때문인지, 태 의원의 등장에 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 등이 저지하고 나섰고 취재진도 몰려 혼잡이 빚어졌다. 김원이 의원은 태 의원을 향해 “쇼하지 말고 얼른 가라”며 저지하다 신체 접촉이 있었으며, 태 의원은 “손대지 말라”고 맞섰다. 천막 안에서 이를 지켜보던 이 대표가 상황을 정리하며 태 의원을 천막 안으로 들였다.

이 대표는 “한때 공산당에 입당했다는 이유로 홍범도 장군(흉상)을 학대하는데 한때 공산당이었던…(태 의원이) 어떻게”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이 제게 ‘북한에서 온 쓰레기’ 같은 막말을 했다”며 “어떻게 이런 말을 본회의장에서 할 수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제게 소리 친 박영순 의원을 가만두면 안 된다”며 “대표께서 책임지고 출당시키고, 의원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과 이 대표 지지자들의 거센 항의에 태 의원은 3분 여만에 천막을 떠났다. 태 의원의 말을 경청만 하던 이 대표는 그가 떠난 뒤 “본인은 엄청 억울했던가 보지”라고 혼잣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단식 투쟁 중인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이 항의방문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태 의원은 천막에서 나와 준비해 온 항의서를 읽었다. 그는 “어제 국회 대정부질문이 열린 본회의장에서 저는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저를 향해 ‘북한에서 온 쓰레기’ ‘빨갱이’ ‘공산당 부역자’라고 막말 인신공격을 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박영순 의원은 한두 번도 아니고 몇 분 동안 저를 향해 ‘북한에서 쓰레기가 왔네’라며 북한 김정은 정권이 저에게 한 욕설을 그대로 했다”며 “죽기를 각오하고 대한민국에 자유를 찾아온 저를 쓰레기라고 한 박 의원은 동료 국회의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내팽개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나아가 박 의원은 북한 김정은 정권과 같은 시선으로 탈북민을 바라보고 있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내가 대정부질의에서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7년 째 하지 않고 있는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이런 것이 바로 공산 전체주의에 맹종하는 것’”이라고 한 말이 무엇이 틀렸는지 민주당은 답변하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대표를 향해선 “유치원에서도 아이가 친구에게 ‘쓰레기’라고 하면 그 부모들도 ‘그런 말 하면 안 돼’라고 가르친다. 그런데 국회의원이 동료 국회의원에게 ‘쓰레기’라 하는 것을 이재명 대표는 지켜만 볼 것인가”라며 “민주당은 박영순을 당에서 출당시키고 국회의원 자격을 박탈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