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처럼 몸 닦아 주더니”…‘연습생 성폭력’ 사실 인정 日엔터 사장
자니즈 소속 아이돌 그룹 출신이 후임 사장
“보고서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재발 방지 약속
후지시마 사장은 창업자 고 자니 기타가와의 조카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창업자의 성폭력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의 뜻을 전했다.
후지시마 사장이 사임함에 따로 후임 사장은 과거 자니즈 소속 아이들 그룹 ‘소년대’ 멤버 출신 연예인 히가시야마 노리유키가 맡았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함께 나온 히가시야마 신임 사장은 “보고서 내용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며 철저한 재발방지책을 약속했다. 다만 소문으로만 들었지 직접 피해를 들은 적은 없다고 했다.
앞서 ‘자니즈 사무소’의 창업자가 남성 연습생을 성폭력했다는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구성한 외부 전문가 조사단은 지난달 29일 “장기간에 걸쳐 광범위하가 성착취가 반복됐다는 사실이 인정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자니즈가 설치한 ‘재발 방지 특별팀’은 전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5월말부터 3개월동안 조사를 진행, 이같은 결론을 발표했다.
‘재발 방지 특별팀’은 성폭력 피해를 호소한 자니즈의 옛 연습생과 연예인, 자니즈 관계자 등 41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청취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자니즈 창업자인 고 자니 기타가와는 1962년 자니즈를 설립해 ‘스마프’와 ‘아라시’ 등 유명 아이돌 그룹을 여럿 키워지만 2019년 사망한 그는 생전에 다수의 동성 아이돌 지망생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폭로가 나왔다.
조사단은 이런 심각한 상황에도 자니 기타와와 그의 누나 고 메리 기타가와가 경영을 주도하는 친족 경영 탓에 피해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누나는 남동생의 범죄 행위를 오랫동안 알고 있었지만 은폐하고 방치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또 누나의 딸이자 현 자니즈 사장인 후지시마 주리 게이코는 취임 당시에 성착취 의혹을 인식하고 있었으나 조사에 나서지 않는 등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장을 교체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자니즈 측은 “조사 결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앞으로 개최할 기자회견에서 대응책을 성의있게 설명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자니즈 창업자의 성폭력 문제는 지난 3월 영국 BBC가 ‘J팝의 포식자’라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전세계 알려졌다. 다큐에서는 ‘하야시’라는 가명을 쓴 남성이 10대 시절 기타가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15살 때 자니즈 사무소에 이력서를 내고 오디션을 보면서 가타가와를 만났다는 그는 이후 ‘기숙사’라는 곳으로 불려갔다고 했다. 하야시는 “(그곳에서) 지금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고통을 겪게 됐다”고 고백했다.
가타가와의 자택 중 하나인 ‘기숙사’에는 수많은 소년이 함께 머물렀다고 그는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가타가와가 나에게 목욕을 하라고 했다”며 “그는 내가 인형인 것처럼 온몸을 닦아줬다”고 설명했다. 그러고는 나에게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야시는 이런 성범죄는 다른 상황에서도 일어났고 그곳 소년들도 알고 있었지만 성공하기 위해서는 침묵할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기획사 출신 가수인 가우안 오카모토가 4월 얼굴을 드러내놓고 직접 피해 사실을 밝히면서 피해자 여러명이 합세하는 등 파문이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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