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제2 노키아' 될까?… 자동차 강국 독일의 딜레마
'내연차'에 빠진 독일 자동차 산업, 기대온 중국 영향 흔들…
"전기차 시대에 맞춘 산업 구조 변화·정책 지원 이뤄져야"
[편집자주] 죽어야 사는 독일 독일 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기가 됐지만 들여다 보면 여러 요인들이 독일을 다시 '유럽의 병자'로 만들고 있다. 이런 독일의 모습에는 우리와 겹치는 점들도 있다. 독일 경제를 짚어본다.
G7(주요 7개국) 중 올해 유일하게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역성장 전망서'를 받은 독일의 향한 경고음이 점차 커진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부터 내부 정치적 갈등까지 각종 악재가 겹쳐 독일이 또다시 '유럽의 병자'로 전락해 향후 5년간 미국·영국·프랑스·스페인 중 가장 느린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거란 우려도 나온다.
독일의 자동차 산업이 당장 붕괴할 가능성은 작다. 올해 상반기 폭스바겐의 매출이 경기부진 속에서도 전년 대비 18% 늘고, 세계 자동차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강자임을 증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세계 신차 판매 1위, 전기차 판매 1위 시장인 중국에서의 부진을 지적하며 폭스바겐과 독일 경제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폭스바겐의 토마스 셰퍼 자동차 부분 최고경영자(CEO)마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셰퍼 CEO는 지난 8월 경영진 대상 프레젠테이션에서 "(폭스바겐의) 지붕이 불타고 있다. 회사의 미래가 위태롭다"고 지적했다. 이는 2011년 당시 세계 최대 휴대전화 제조사였던 노키아의 스티븐 엘롭 CEO가 회사를 "불타는 플랫폼"(burning platform)이라고 표현하며 회사 위기를 지적한 것을 연상케 한다. 스마트폰으로 전환기에 뒤처진 노키아는 2년 뒤인 2013년 휴대전화 사업부를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매각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올해 상반기 중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 10.2%로 1위를 기록, 2위인 중국 전기차 업체 BYD(9.5%)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신에너지차(순수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시장으로 범위를 좁히면 BYD(21.4%)와 미국 테슬라(15.2%)에 크게 밀린 3위(7.3%)다. 이는 BYD와 테슬라가 각각 점유율을 전년 동기 대비 6%포인트, 1.6%포인트 올리는 사이 홀로 0.7%포인트 뒷걸음질친 결과다.
독일 컨설팅업체 TLGG의 크리스토프 보르샨인 창업자 겸 CEO는 "한때 독일의 강점이었던 대형 자동차 산업이 점점 더 독일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자동차는 독일이 기계공학에 전적으로 집중하고 있다는 가장 큰 징후"라고 지적했다.
올리버 칩세 BMW그룹 CEO는 최근 독일 일간지 한델스블라트 인터뷰에서 독일과 유럽연합(EU)의 내연기관 차 퇴출 계획을 "진입 전략이 없는 출구 결정"이라며 정부 정책에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독일 정부가 EU와 '2035년 내연기관 차량 퇴출' 계획에 합의하면서도 산업구조 전환 대책 마련은 없었다는 지적이다.
칩세 CEO는 "전기차는 국제 공급망에 크게 의존한다. 이 때문에 전기차 생산은 원자재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해야 (생산을) 확대할 수 있다. 하지만 유럽은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며 전기차 시대에 맞춘 산업구조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독일 연방 지구과학 및 천연자원 연구소(BGR)에 따르면 2021년 독일은 주요 광물 소비량의 약 98%를 수입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파국 치닫는 나솔 16기…광수, 영철에 욕설하며 "테이프 깔까" - 머니투데이
- "마라탕에 머리카락"…무료 서비스했더니 6만원어치 담은 손님 - 머니투데이
- 이은형, 강재준과 '섹스리스 진단' 후기…"많이 좋아져" 비결은 - 머니투데이
- 심형탁이 연락끊은 전현무, 결혼식 사회 봐줬다…"스케줄도 조정" - 머니투데이
- 부부관계 거절 못 해 둘째 임신…박미선 "피임 안 하니?" 분노 - 머니투데이
- "사고 내서 미안" "괜찮아"…김호중, 경찰 수사 대비해 '가짜 통화' - 머니투데이
- 하노이에 한국처럼 집 지었더니 "완판"…이번엔 '베트남의 송도' 만든다 - 머니투데이
- 인증샷 투명곰에 최현욱 나체가…빛삭했지만 사진 확산 - 머니투데이
- '스쿨존'서 70대 운전자 인도로 돌진…보행자 1명 부상·반려견 즉사 - 머니투데이
- '아이 셋·아빠 셋' 고딩엄마…이혼+동거소식에 큰아들 "미쳤나 싶었다"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