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연예기획사 쟈니즈 사장 사임... “광범위한 성착취 인정”
일본의 유명 연예기획사 ‘쟈니즈 사무소(이하 쟈니즈)’의 후지시마 주리 게이코 사장이 과거 창업자에 의해 벌어진 성폭력 문제를 인정하고 사임했다.
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후지시마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성폭력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후지시마 사장은 창업자이자 성폭력 가해자인 고(故) 자니 기타가와의 조카이기도 하다. 쟈니즈 측이 기타가와 사장의 성폭력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적으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타가와는 31세이던 1962년 쟈니즈를 설립, 유명 남성 아이돌 그룹 아라시·스마프(SMAP) 등을 배출하며 ‘일본 남자아이돌의 대부’로 불리던 인물이다. 2019년 88세로 사망했다. 지난 3월 영국 BBC는 다큐멘터리를 통해 기타가와가 생전 자택에서 쟈니즈 소속 남성 연예인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폭로했다. 이후 쟈니즈 소속으로 활동했던 남자 가수 가우안 오카모토(26) 등이 성범죄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대대적인 진상 규명 요구가 벌어졌다.
지난달에는 유엔 인권이사회 실무그룹 전문가들이 일본을 찾아 직접 피해자들을 면담·조사했다. 이들은 “쟈니즈 소속 연예인 수백명이 성적 착취와 학대를 당했다는 우려할만한 의혹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에 쟈니즈는 현황 파악을 위해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조사단을 꾸렸고, 지난달 30일 ‘장기간에 걸쳐 광범위한 성착취가 반복됐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한편 후지시마 사장의 후임으로는 과거 쟈니즈 소속 아이돌 그룹 ‘소년대’ 멤버였던 연예인 히가시야마 노리가 발탁됐다. 히가시야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성착취 사실을) 소문으로는 들었지만 직접 피해 사실을 들은 적은 없었다”면서도 “보고서 내용을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며 철저한 재발방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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