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추락, 다음날엔 폭발까지… 구사일생 헤밍웨이 편지 3억원 낙찰
미국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쓴 4페이지 분량의 편지가 경매에서 3억원에 팔렸다. 편지에는 헤밍웨이가 아프리카 여행 중 이틀 연속으로 비행기 추락 사고를 당해 죽을 고비를 넘겼던 내용 등이 담겼다.
6일(현지 시각) 경매 전문 업체 네이트 샌더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헤밍웨이가 1954년 동아프리카에서 비행기 추락 사고를 두차례 당했을 때 변호사에게 보낸 4페이지 분량의 편지가 23만7055달러(약 3억1600만원)에 낙찰됐다. 1만9250달러(약 2500만원)에서 입찰이 시작돼 12배 넘는 가격에 팔렸는데, 낙찰자 신원은 알려지지 않았다.
파란색 잉크로 한 자 한 자 적힌 편지를 보면, 헤밍웨이의 동아프리카 여행이 얼마나 다사다난했는지를 알 수 있다.
우선 헤밍웨이 부부는 1954년 1월 23일과 그 이튿날, 두 번 연속으로 비행기 추락사고를 경험했다. 첫번째 추락사고는 경비행기가 전선에 걸려 악어가 우글대는 나일강변에 떨어진 일이다. 당시 일부 언론에서 헤밍웨이가 숨졌다고 보도했을 정도로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사고였다. 헤밍웨이 부부는 다행히 살아남아 정글에서 하루를 보냈고, 사고 다음날 선박에 구조됐다. 불행하게도 구조 뒤 탑승한 비행기마저 이륙 과정에서 불이 붙어 땅에 떨어진 뒤 폭발했다. 헤밍웨이 부부는 목숨은 건졌지만, 중상을 입었다.
사자 사냥을 하다 생명에 위협을 받기도 했다. 총기 회사가 주문한 산탄총과 탄환이 아닌 엉뚱한 물품을 보내온 탓에, 허름한 무기로 사자를 마주해야 했던 것이다. 당시 헤밍웨이는 낡아서 부속품이 분리되는 총에 스카치테이프를 감아 사냥에 나섰다고 한다. 그는 편지에서 “그 회사의 부주의한 배송 때문에 내 생명과 생계가 위험해졌다”고 했다.
헤밍웨이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편지를 그해 4월 17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한 호텔에서 작성해 자신의 변호사 알프레드 라이스에게 전했다. 그는 편지에서 “오른쪽 신장이 파열되고 간과 비장이 손상됐다” “오른팔에 3도 화상을 입어 경련이 나서 편지를 많이 쓸 수 없다” “왼쪽 손도 화상을 입어 타자치는 게 어렵다” 등 자신의 부상 정도를 상세히 적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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