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기자 6명 고발… MBC "언론 재갈 물리기"
국민의힘이 ‘김만배-신학림’ 인터뷰를 인용 보도한 MBC 기자 4명을 고발한 데 대해 MBC가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MBC는 7일 ‘위협으로 재갈을 물릴 수는 없습니다’ 제하의 입장문을 내고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뉴스타파 전문위원의 대화록 보도에 대한 정부 여당의 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며 “급기야 국민의힘은 MBC의 현장 취재기자 4명에 대해 ‘고발’이란 극단적인 조치까지 취했다. 뉴스타파의 보도를 인용한 기자들뿐 아니라 당시 이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을 단순 전달한 기자까지 고발 대상에 포함 시켰다”고 밝혔다.
MBC는 “앞으로 정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져야 할 사안에 대해 일단 일선 기자들을 고발부터 하고 보는 권력 집단의 행태에 MBC는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젊은 기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같은 행위는 그 어떠한 비판 검증 보도도 허용할 수 없다는 현 정부의 기조 하에 언론자유를 옥죄려는 ‘재갈 물리기’가 아닌지 의심을 거둘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뉴스타파 보도와 관련해 당시 당사자 간 대가성 있는 금전 거래가 있었는지는 철저히 규명돼야 할 사안이고, MBC 또한 이 사안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앞으로도 보도를 해 나갈 것”이라며 “하지만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 당시 유력 후보에 대해 불거진 의혹과 논란을 보도하는 것은 유권자로서의 국민들이 언론에 맡겨주신 분명한 소명이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권력기관이 ‘대선 공작’, ‘국기 문란’이라고 낙인을 찍는다고 해서 살아있는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하는 책무를 가진 언론사가 그대로 순치돼 따를 수는 없다”며 “MBC는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검증과 진실 보도를 통해 언론의 무거운 책임을 끝까지 짊어질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현재까지 밝혀진 건 김만배-신학림 사이 금전 거래가 있었다는 것"뿐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도 이날 ‘매카시즘적 언론장악 광풍을 당장 멈추라’ 제하의 성명을 내고 정부 여당의 언론사 압박을 비판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말 그대로 광풍이다. 갑작스럽게 김만배-신학림 금전 관계를 문제 삼아 대통령이 앞장서고 모든 국가 기관과 집권 여당 등이 총동원돼 휘몰아치는 형국”이라며 “보도 자체를 ‘허위’, ‘조작’, ‘가짜뉴스’로 기정사실화하고, ‘대선 공작’, ‘국기 문란’, ‘사형’ 등 살벌한 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내뱉고 있다. 마치 전쟁이라도 난 것처럼 떼로 달려들어 난리법석을 떠는 목적은 단 하나, 공영방송 MBC를 포함한 언론 장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차분하게 짚어보자. 현재까지 밝혀진 것은 김만배씨와 신학림씨 사이에 1억6500만원 상당의 금전 거래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김만배 인터뷰 내용이 ‘허위’인지, 그리고 이 인터뷰를 ‘대가’로 돈을 받은 것인지, 그리고 보도를 한 매체가 이런 ‘공작’을 알고도 보도를 한 것인지 밝혀져야 할 전제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지난 1일 검찰이 신학림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한 뒤, 대통령실은 ‘희대의 대선 공작 사건’이라고 낙인찍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방통위, 국민의힘과 보수 언론들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내용들을 기정사실화하며, 뉴스타파는 물론 이를 보도한 MBC와 KBS 등 공영방송도 누군가의 공작에 공모한 것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일련의 상황은 1950년대 매카시즘을 떠올리게 한다. 당장 언론장악 광풍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앞서 국민의힘 미디어정책조정특별위원회·가짜뉴스괴담방지특별위원회는 7일 ‘김만배-신학림’ 인터뷰를 보도한 MBC 기자 4명과 뉴스타파 기자 등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이들이 방송과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허위 사실을 적시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가짜뉴스를 이용한 대선공작은 국민주권을 침해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심각한 국기문란 행위”라며 “당국의 적극적이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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