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공부방 필요해요"…오피스텔서 마약 판매·투약한 고교생의 최후

/사진=이지혜 디자인기자

고교 시절 공부방이었던 오피스텔에서 2억원에 달하는 마약을 판매하고 상습 투약한 10대들이 최고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7일 뉴스1에 따르면 인천지법 제14형사부(재판장 류경진)는 이날 오후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향정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군(19)과 B군(19) 2명에게 징역 장기 7년에 단기 5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C군(19)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800여만~2000여만원 추징과 40시간의 약물중독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했다.

재판부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마약류를 판매, 광고하고 유통하기도 해 죄책이 상당히 무겁고 취급한 마약류의 양과 판매한 횟수도 적지 않다"며 "더군다나 A와 C는 나머지 피고인 B에게 마약 수익금을 갈취하기도 해 죄질이 상당히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들 모두 이 사건 범행을 반성하고 있고 현재까지도 만 19세 미만의 청소년들인 점, 가족들이 피고인들의 교화를 다짐하고 있는 점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선고 전 열린 결심공판에서 A군 등에게 징역 단기 3년, 장기 10년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또 추징금과 수강 및 이수 명령도 선고해 줄 것을 청구했다.

A군 등은 고교 2~3학년이던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텔레그램을 통해 필로폰과 액상 대마, 엑스터시, 코카인 등 시가 2억7000여만원 상당의 마약류를 판매하고 소지하거나 투약한 혐의로 기소됐다.

A군 등은 범행 당시 고3 학생이었던 이들 중 한명이 부모에게 "공부방이 필요하다"며 임차한 오피스텔에서 모여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텔레그램과 자금 추적이 어려운 암호화폐를 이용하고 온라인으로 성인 6명을 고용, '던지기'(특정 장소에 마약을 두면 구매자가 찾아가는 비대면 거래방식) 수법으로 마약을 판매했다. 이들이 챙긴 금액은 1억2200만원 상당이다.

A군 등 2명은 나머지 1명의 마약 판매 수익금 3200만원을 갈취해 다시 필로폰을 매수하고, 수사 중에도 필로폰과 대마를 투약한 것으로 밝혀졌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