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호대전 끝났다' 호날두 사실상 패배, '득점-도움-우승-발롱도르' 메시 전부 승리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오랜 기간 축구계를 양분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 축구 역사에 길이 남을 '메호대전'은 사실상 메시 승리로 막을 내렸다.
글로벌 매체 'ESPN'은 7일(한국시간) "호날두는 메시와 라이벌 관계가 '축구 역사를 바꿨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모두 합쳐 우승 트로피 79개를 들어 올렸고, 800골 이상을 터뜨린 유이한 선수가 됐으며, 10년 넘게 축구를 지배했다. 호날두는 '경쟁 구조는 사라졌다'라며 '좋은 관계였고 팬들도 좋아했다'라고 전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호날두는 "호날두를 좋아한다고 메시를 미워할 필요가 없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훌륭했고 축구 역사를 바꿨으며 전 세계부터 존경을 받았다.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유럽 무대와 상관없이 그는 그의 길을 걸었고 나도 나의 길을 걸었다. 역사는 살아있지만 라이벌리가 남아있다고 보진 않는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15년 동안 여러 차례 같은 무대를 누볐다. 우리가 친구 관계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메시와 저녁 식사를 한 적도 없다. 하지만 우리는 프로로서 동료이며 서로를 존중한다"라며 오랜 기간 자신과 정상을 다퉜던 메시를 치켜세웠다.
호날두와 메시가 모두 유럽을 떠났다. 호날두는 작년 여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마찰 끝에 계약을 해지하고 알 나스르에 입단했다. 메시는 파리 생제르맹(PSG)과 계약 종료 이후 인터 마이애미에 입단했다. 두 선수는 각각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무대에서 변함 없는 클래스를 증명하면서 선수 생활 황혼기를 즐겁게 보내고 있다.
호날두는 개척자다. 호날두 입성 이후 사우디는 전 세계 슈퍼스타들을 쓸어 담으며 축구계를 흔들고 있다. 특히 사우디 공공투자기금(PIF)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알 이티하드, 알 아흘리, 알 힐랄, 알 나스르가 공격적인 투자를 보여줬다. 알 이티하드는 카림 벤제마, 은골로 캉테, 파비뉴, 조타가 합류했다. 알 아흘리는 호베르투 피르미누, 리야드 마레즈, 에두아르 멘디, 프랑크 케시에가 입단했다. 알 힐랄은 칼리두 쿨리발리, 후벵 네베스,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 네이마르, 야신 부누를 영입했다. 알 나스르는 호날두를 시작으로 사디오 마네, 알렉스 텔레스, 다비드 오스피나, 마르셀로 브로조비치, 아이메릭 라포르트 등을 영입해 챔피언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5월 호날두는 "사우디 리그는 점점 발전하고 있다. 내년엔 훨씬 나아질 것이다. 나는 사우디 리그가 단계적으로 '5대 리그'에 포함될 거라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 선수, 인프라가 필요하다. 사우디는 놀라운 잠재력을 지니고 있고, 뛰어난 선수들을 보유했으며, 훌륭한 리그를 갖췄다고 생각한다"라 전하기도 했다.
메시는 적응기도 없이 아메리카 대륙을 뒤흔들고 있다. 메시를 품에 안은 마이애미는 180도 달라졌다.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동부 컨퍼런스 최하위에 놓였던 마이애미는 리그스컵에서 크루스 아술(2-1 승), 애틀랜타 유나이티드(4-0 승), 올랜도 시티(3-1 승), FC 댈러스(4-4 무, 승부차기 5-3 승), 샬럿(4-0 승), 필라델피아 유니언(4-1 승), 내슈빌(1-1무, 승부차기 10-9 승)을 격파하며 우승에 성공했다.
말 그대로 '하드 캐리'다. 메시는 7경기 동안 무려 11개의 공격포인트(10골 1도움)를 터뜨렸다. 마이애미는 리그스 컵 7경기 동안 22득점 8실점을 기록했다. MLS 전체에서도 최약체라 평가됐던 마이애미가 리그스 컵 결승까지 진출할 거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다. 메시라는 선수 한 명이 이룩한 기적으로 봐도 무방하다.
물론 알 나스르와 마이애미가 호날두와 메시가 뛸 마지막 클럽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호날두는 메시와 라이벌리가 끝났다고 전했다. 실제로 축구계는 킬리안 음바페, 엘링 홀란드, 주드 벨링엄 등 라이징 스타들이 이끌 시대가 도래했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을 둘로 나눈 '메호대전'. 승자는 사실상 메시로 봐도 무방하다.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는 메시와 호날두가 유럽에서 거친 클럽, 출전한 경기, 달성한 득점과 어시스트, 들어올린 타이틀, 발롱도르 수상 횟수를 비교했다.
추는 메시 쪽으로 기운다. 호날두에 비해 출전 경기(853경기-949경기)가 적었음에도 득점(704골-701골)과 어시스트(338도움-223도움) 모두 앞섰다. 트로피 갯수도 마찬가지다. 소속팀 타이틀(38개-32개)과 발롱도르(7회-5회)까지 압도했다.
특히 지난해 메시는 아르헨티나 대표팀과 함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하며 정점을 찍었다. 펠레와 디에고 마라도나에 국제 무대 성적에서 밀렸던 메시가 2021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우승에 이어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까지 달성하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대업을 이뤘다.
'4전 5기' 끝에 맺은 값진 결실이다. 'GOAT(Greatest Of All Time, 역대 최고 선수)' 메시는 2006 독일 월드컵, 2010 남아공 월드컵(이상 8강), 2014 브라질 월드컵(준우승), 2018 러시아 월드컵(16강) 끝에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챔피언에 등극했다.
우승은 결코 거저 주어지지 않았다. 메시는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당시 결승에서 칠레에 무릎을 꿇고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었다. 이미 월드클래스 반열에 올라섰던 그였지만 이겨내기 힘든 무게와 책임이었다. 아르헨티나 국민 모두가 만류한 끝에 다시 국가대표에 돌아온 메시는 그로부터 6년 뒤 세계 정상에 섰다.
물론 호날두 역시 역대 최고 선수로 꼽히는 데 부족함이 없다. 스포르팅,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알 마드리드, 유벤투스를 거치며 수많은 득점을 터뜨렸고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유럽 주요 리그를 차례로 제패하던 모습은 말 그대로 대단했다.
국제 무제 성적도 마찬가지. A매치 200경기 출전 123골로 '역대 A매치 최다 출전'과 '역대 A매치 최다골' 기록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 독일, 스페인, 프랑스, 잉글랜드에 다소 밀리는 포르투갈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16과 2018-19시즌 네이션스리그(UNL) 우승도 달성했다. 이 역시 호날두가 없었다면 결코 불가능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두 레전드 메시와 호날두는 축구 역사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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