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은행연합회장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 필요…소비자 편익 증진 제한”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7일 방카슈랑스 제도의 판매상품 제한 등의 규제로 인한 소비자의 편익 증진에 제한이 있는 만큼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날 개최된 ‘방카슈랑스 도입 20주년 기념 세미나’에서 “우리나라의 방카슈랑스 제도는 판매 상품 제한, 판매 비율 제한, 모집방법 제한 등 여러 규제로 인해 소비자의 편익 증진에 많은 제한을 받고 있다”라며 “금융환경 변화와 금융소비자의 편익증진 관점에서 합리적인 규제 개선 방안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방카슈랑스는 보험사가 은행 등과 판매 제휴해 보험상품을 위탁 판매하는 것이다. 국내 방카슈랑스 제도는 2003년부터 설계사 보호 등 시장 안정성 등을 고려해 4단계에 걸친 점진적으로 도입됐다. 첫해에는 저축성보험과 상해보험을 시작으로, 2005년 순수보장성 보험과 2006년 만기환급형 보험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2008년 4단계 확대 시행 계획이 철회되며 방카슈랑스를 통한 종신보험과 자동차보험은 취급이 제한됐다.
김 회장은 “방카 고객은 보험상품 선택권과 가입비용 절감 기회를 침해받고 있다”라며 “이러한 판매상품 제한은 방카슈랑스를 도입한 해외 주요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규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은 “우리나라와 같이 단계별 도입을 추진한 일본의 경우에도 2001년 도입 후 2007년 4단계까지 시행을 완료해 종신보험과 자동차보험까지 모두 허용하고 있다”라고 했다.
현행 방카슈랑스 제도에서는 상품 판매 비율도 제한돼 있다. 1개 보험사의 상품 판매 비율은 25%를 넘으면 안 된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독과점 방지라는 당초 취지에도 불구하고, 시장경쟁을 제한하고, 금융소비자의 상품선택권을 침해한다는 문제점이 끊임없이 지적돼 온 규제”라며 “판매비율 규제로 인해 은행은 고객의 필요보다 보험사별 상품 판매비율을 우선 고려해야 하고, 그 결과는 소비자의 불이익으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김 회장은 온라인 보험시장 속 은행과 전자금융업자 간 규제차익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회장은 “내년에는 보험분야도 온라인 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보험플랫폼 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라며 “현재 도입 계획에 따르면, 전자금융업자는 온라인보험플랫폼 운영이 허용되지만, 은행은 현재도 온라인으로 보험상품 비교·추천을 할 수 없고, 온라인보험플랫폼 사업자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다”라고 했다.
이어 김 회장은 “온라인 보험시장에서 사업자 간 규제차익이 발생하고, 방카 이용고객은 거래은행 앱에서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없는 문제점이 예상되고 있다”라며 “그 밖에 판매인원 제한이나 취급업무 제한과 같이 고객 편의를 제한하는 해묵은 규제들도 여전히 존재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방카슈랑스 시행 20년간의 성과와 방카슈랑스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주제발표도 진행됐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기획분석실장은 방카슈랑스 20년 성과로 금융소비자 편익 측면에서 보험료 절감과 높은 만족도 등을 꼽았다. 금융산업 발전 측면에서는 은행의 비이자수익 확대와 중소 보험사의 판매채널 확대 등을 제시했다.
정희문 KB국민은행 방카유닛 부장은 고령화 시대 노후·연금시장 대응채널로서 방카슈랑스의 미래경쟁력 확보 방안으로 제시하면서 방카슈랑스 판매비율 규제 완화 및 온라인 비교·추천 허용 필요성 등에 대해 설명했다.
주제발표에 이은 종합토론에서는 금융연구원 이석호 보험연금연구실장의 진행으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방카슈랑스의 나아갈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은행연합회는 이번 세미나에서 논의된 제안에 대해 관련 업계에 전파할 예정이다. 제도 건의사항에 대해서는 금융소비자 편익 증진과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금융당국과 지속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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