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유난히 뜨겁더니만···‘지구 역사상 가장’ 더웠다
비는 세 번째로 많이 온 여름
올해 여름은 기상청이 전국에 관측망을 확충한 1973년 이후 네 번째로 더웠다. 비는 세 번째로 많이 왔다. 그리고 세계는 ‘역대 가장’ 더웠다.
기상청은 7일 이런 내용을 담은 올해 여름철(6~8월) 기후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여름철 전국 평균 기온은 24.7도로, 평년보다 1도 높았다. 1973년 이후 4위다. 여름철 3개월 모두 기온이 평년보다 높은 해는 51년간 올해를 포함해 총 세 번뿐이다.
기상청은 “6월 하순~7월 상순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 다습한 바람이 불어 기온을 높였다”라며 “8월 상순에는 태풍 ‘카눈’이 북상할 때 태풍에서 상승한 기류가 우리나라 부근으로 하강하며 기온을 크게 높였다”라고 말했다. 여름철 평균 최저기온은 2013년에 이어 역대 2위였다.
폭염 일수, 열대야 일수는 각각 13.9일, 8.1일로 평년(10.7일, 6.4일)보다 많았다.
장마철 전국 강수량은 660.2㎜로 1973년 이래 세 번째로 많았다. 남부지방 장마철 강수량은 역대 1위(712.3㎜)였다. 장마철에 비를 뿌리는 정체전선이 충청 이남 지역에서 장기간 남북으로 오르내린 영향이 컸다.
특히 전북 군산은 하루에 372.8㎜, 경북 문경은 189.8㎜의 많은 비가 내리며 일 강수량 극값 1위를 경신했다.
태풍 카눈은 기온뿐 아니라 강수량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태풍 상륙 당일이었던 지난달 10일 강원 속초에서는 하루 동안 368.7㎜의 많은 비가 내리며 일 강수량 극값 1위를 기록했다.
세계기상기구는 지난 6일(현지 시간) “지구는 역사상 가장 더운 3개월을 보냈다”라고 밝혔다. 세계 기상 기구에 따르면 지난 7월은 역사상 2번째로 더웠고, 8월은 큰 격차로 가장 더웠다. 특히 8월은 산업화 이전 대비 기온이 1.5도 더 높았다. 세계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내로 억제하자는 파리협약을 맺었다.
세계기상기구와 영국 기상청이 지난 5월 낸 보고서를 보면, 향후 5년간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나올 확률은 98%였고,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상으로 올라갈 가능성도 66%였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올여름은 장마철 기록적인 비가 내렸고, 한반도를 종단하는 태풍의 영향을 받는 등 기후변화의 영향을 실감했다”라며 “기후 위기 속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감시 및 분석을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우리 행성은 기록상 가장 더운 여름을 견뎌냈고, 기후 붕괴는 시작됐다”라며 “우리는 아직 최악의 기후 혼란을 피할 수 있고, 이를 위해선 잃을 시간이 없다”라고 말했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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